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과 지난해 ‘조국 수호’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이종원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대표 사이에서 열린민주당 창당 과정을 놓고 시작된 논쟁이 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는 꼼수다’ 멤버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주진우 기자 사이의 갈등에 이어 또 친여권 인사들 간 불협화음이 터져나온 것이다.
손 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이종원의 X소리방송에서 허위사실들 캡처해서 제 페메로 보내달라”며 “오늘 오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이들 사이 파열음의 시작은 전날 손 전 의원이 열린민주당 창당 과정을 회상하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었다. 그는 “개총수 이종원이 저를 배신하지 않았다면 열린민주당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총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개국본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의 중심 세력 중 하나였다. ‘배신’이라고 말한 부분은 이를 언급하는 걸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손 전 의원의 발언 이후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 커뮤니티를 통해 “먼저 건드렸으니 대응을 하겠다”며 폭로전에 나섰다.
그는 손 전 의원을 겨냥해 “평소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연하게 ‘병XXX’라고 하시는 분”이라며 “김정숙 여사에겐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말을 서슴없이 하시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종인에게는 ‘박사님 박사님’ 하시는 분과는 함께할 수 없었음을 밝힌다”며 “먼저 품위 있는 어른이 돼라. 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변명하실 거면 고소하라”고 했다.
이에 손 전 의원은 유튜브 채널 ‘손혜원TV’ 커뮤니티에서 “선거 때도 참았는데 이제 와서 젊은 친구와 싸우기는요. 열린민주당이 극적으로 탄생했던 과정이 언뜻 생각난 것”이라고 반응했다.
이어 열린민주당 창당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 대표를 재차 비판했다.
손 전 의원은 “당시 도와달라고 사정사정하길래 제가 비례 안 나가는 조건이라면 돕겠다고 했고 저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라 주진형 선생을 설득해서 준비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저와 못하겠다고 텔레그램으로 문자 하나 달랑. 그렇게 끝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소식을 듣고 정봉주 전 의원이 황급히 저를 찾아왔고 이미 주 선생과 준비했던 내용이 있었기에 바로 열린민주당 열린 공천을 실천할 수 있었다”며 “이종원은 열린민주당 창당의 일등공신”이라고 비꼬았다.
또 페이스북에서 열린민주당 창당 과정에서 이 대표와 나눈 문자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범여권 성향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주요 인사들 간 갈등이 이어지자 당황하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제발 이러지 말자. 욕심을 버리고 하나만 보자”며 “정말 요즘 아무것도 듣기 싫어지는 날들”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지금 도대체 뭐 하자는 거냐”며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둘이 만나서 조용히 해결해라”고 촉구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