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자들과 임금 삭감에 합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연이은 공연 중단으로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뉴욕필이 연주자들과 임금 삭감에 관한 새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뉴욕필 소속 연주자들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간 25% 삭감된 기본급여를 받게 된다. 2024년에는 삭감 폭이 10%로 줄어든다. 뉴욕필은 단원들에게 재정 상태가 호전되면 2022년부터 연주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합의로 뉴욕필은 2000만 달러(약 217억원)의 예산을 절감해 급한 불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이후 공연을 중단한 뉴욕 필은 9월부터 시작하는 가을 시즌 공연까지 취소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렸다. 이들은 내년 가을 시즌 공연을 기대하고 있지만 공연을 재개한다고 하더라고 현재까지 입은 피해가 바로 복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단 뉴욕필 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극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NYT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무대 제작·설치를 담당하는 300명 직원과 임금 삭감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30% 임금 삭감을 구상했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노조와의 협상이 실패로 끝나면서 직장 폐쇄를 결정했다. 이들은 앞서 악단과 합창단 소속 연주자들에게도 임금 삭감을 요구한 상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