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중 대사로 민주당 대선 후보를 놓고 맞붙었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백인 오바마’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38세, 7개국 언어 구사, 성소수자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8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부티지지는 바이든 행정부 첫 유엔 주재 대사의 유력한 후보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그를 주중 대사로 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부티지지 본인이 외교 정책이나 국가안보 업무에 흥미가 있다는 신호를 바이든 인수위에 보냈다”며 “부티지지가 임명될 경우 이는 파격적 인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티지지 전 시장이 차기 대선 후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에 미래의 미국 대통령을 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중 미국 대사 자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연이 깊었던 테리 브랜스태드 전 대사가 지난 9월 물러난 이후 공석이다. 브랜스태드 전 대사는 1946년생으로 시 주석과는 1985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이에 비해 부티지지 전 시장은 1982년생으로 주요국 대사로는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한다. 중도 성향인 그는 올해 미 민주당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승리하며 초반 돌풍을 일으켰으나 14개주에서 경선이 동시 실시됐던 지난 3월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하차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슈퍼 화요일에 10개주에서 승리하며 승기를 잡았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하버드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7개국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 장교로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전력이 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유엔 주재 대사와 보훈장관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2018년 남성 배우자와 결혼했다.
중국 매체들도 악시오스 보도를 전하며 관심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바이든 당선인이 부티지지 전 시장을 2015년 사망한 아들 보 바이든과 비교했던 일화를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부티지지에 대해 “이런 적은 처음인데 그는 내 아들 보를 떠올리게 한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찬사는 별 의미가 아니겠지만 내게는 최고의 찬사”라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