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30·미국)가 KT 위즈와 재계약하지 않고 일본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한다.
KT 관계자는 9일 “로하스 측에서 한신과 계약했다는 통보가 왔다”며 “로하스에게 외국인 타자 사상 최고 수준에 준하는 금액을 제시했지만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하스는 구단을 통해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었다. 기회를 얻어 한신과 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KT의 재계약 요청과 미국·일본에서 벌어진 쟁탈전에서 결국 한신을 택한 것이다. 한신은 그동안 로하스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 구단 중 하나로 언급됐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한때 로하스의 유력 행선지로 거론됐지만, 결국 한신이 영입 경쟁에서 승리했다.
로하스는 올해 한국프로야구에서 만개한 기량을 펼쳤다. 정규리그(KBO리그) 142경기에 출전해 192안타(47홈런) 135타점 116득점 타율 0.349를 작성했다. 홈런·타점·득점·장타율(0.680) 부문 1위에 올라 타격 4관왕을 달성했다. 그 결과로 지난달 30일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됐다. KT 사상 처음으로 진출한 포스트시즌에서는 플레이오프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4안타(1홈런) 1타점 타율 0.267을 기록했다.
이런 로하스를 일본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했다. 지난 8일 미국에서 “마이애미 말린스가 로하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7일에는 로하스가 “요미우리와 대략적인 합의를 마쳤다”는 일본 언론 보도를 ‘가짜 뉴스’라며 정면으로 반박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한신은 올해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에서 60승 53패 7무(승률 0.531)를 기록, 선두 요미우리와 7.5경기 차이로 밀려 2위로 완주했다. 2005년을 마지막으로 탈환하지 못한 리그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해왔다. 로하스 영입으로 타선을 보강하게 됐다.
반면 KT는 로하스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KT 관계자는 “국내 타자보다 외국인 영입으로 대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