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이냐? 밥알 있다” 유튜버 오해에 난리난 식당

입력 2020-12-09 15:33 수정 2020-12-09 17:06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하얀트리'에 “음식 재사용하는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 촬영을 거부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 유튜브 캡처

최근 대구의 한 간장게장 무한리필집에서 음식을 재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 ‘하얀트리가 제대로 된 사실 확인 없이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하얀트리는 유튜브 채널에 “음식 재사용하는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 촬영을 거부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하얀트리'에 “음식 재사용하는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 촬영을 거부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 유튜브 캡처

하얀트리는 간장게장을 다 먹은 뒤 새로 리필을 받았다. 그는 리필된 간장게장을 받고 “깨끗해야 하는 음식에 밥알이 있다. 이런 말 함부로 하면 그렇지만 혹시 재사용하시나?”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하얀트리는 종업원을 불렀고, 종업원은 죄송하다고 말한 뒤 새로운 음식을 가져다줬다.

그는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을 경험해보신 적 있느냐, 처음으로 촬영을 중단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적었다.

하얀트리는 해당 가게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상호가 적힌 메뉴판을 편집 없이 영상에 드러냈다.

'음식물 재사용' 논란에 식당 측이 올린 해명글. 유튜브 캡처

식당 측 "사실과 다르다."… 유튜버, 영상 삭제 뒤 "죄송"

영상이 공개된 뒤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해당 식당에 항의 전화가 잇따랐고,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상호를 치면 ‘재사용’이 연관검색어로 올라왔다. 식당을 홍보한 블로거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날아왔다.

식당 측은 음식 재사용 논란과 관련해 “음식을 절대로 재사용하지 않는다”라며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기 위해 준비해 둔 꽃게 접시에 고객들이 드시던 간장게장 소스를 같이 부어드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매장 내에서 설명해 드렸어야 했는데 설명 못 드린 점, 충분히 불쾌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유튜버 하얀트리가 올린 해명글. 유튜브 캡처

이후 하얀트리는 해당 영상을 삭제한 뒤 “서로 충분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죄송하다는 말과 사과를 하면서 이슈를 풀기 위해 해결하기로 했다. 피해를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튜버 "소심해서 음식 재사용 여부 안 물어봐… 재촬영할 것"

하얀트리의 뒤늦은 사과에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이미 해당 식당은 ‘음식을 재사용한 가게’로 낙인이 찍혀 버렸고, 블로그를 통해 해당 식당을 홍보한 네티즌들은 애꿎게 비난 대상이 됐다.

이에 하얀트리가 음식 재사용 여부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영상을 공개해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식당 측의 입장을 들은 뒤 영상을 제작했어야 했는데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유튜브 캡처

논란이 커지자 하얀트리는 영상 댓글을 통해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많이 소심하고 적극적이지 못했다. 어디 식당에 가서 머리카락이나 이물질이 나오면 그냥 빼놓는 성격이라 (물어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용기 있게 더욱 물어보고 이유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생각이다”라고 했다.

또 해당 가게를 다시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장님이 재촬영을 희망해 진실을 알려드리고자 재촬영을 진행하겠다”며 “영상을 제작해 구독자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얀트리는 비판이 이어지자 재차 유튜브에 글을 올려 “재촬영을 통해 내가 잘못한 부분을 정확하게 사과할 예정이다”또 “사장님을 직접 만나 저의 무지함과 경솔함을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아울러 “밥알이 어떻게 들어갔는지에 대해 확인하고 직원이 왜 피드백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보여드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캡처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