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약한 4개 백신, 실패 가능성 고려한 조합”

입력 2020-12-09 15:28

정부가 4개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예방백신을 확보한 가운데 “실패 가능성을 고려한 조합”이라는 보건복지부 당국자의 설명이 나왔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은 가야 하는 상황에서 부작용이나 효능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다는 얘기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백신을 개발하는 방식이 총 네 가지가 있는데, 어떤 백신이 성공할 수 있을지 실패할 수 있을지 아직 확실히 모르는 상황”이라며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신 개발 방식에 따라서 적절하게 조합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존슨앤존슨-얀센, 모더나 등 4개사와 4400만명분의 예방 백신 선구매에 합의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은 항원 유전자 일부를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넣어 만든 ‘전달체(벡터) 백신’이다.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활용해 개발한 ‘핵산 백신’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한 대학 병원에서 마거릿 키넌(90) 할머니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접종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을 시작한 지난 8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병원 백신센터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임 국장은 현재 국내 도입이 예정된 백신들에 대해 “크게 실패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접종 이후 어떤 백신이 우수한지 등을 지속 점검해 이후 접종계획에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논란 중인 부작용 면책 계약 조항에 대해선 “모든 것을 (제약사) 책임으로 묻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난색을 보였다. 임 국장은 “(백신 개발에) 평균적으로 8∼10여년 걸리는데 1년 이내에 개발했기 때문에 모든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책임을 개발회사에 지우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선구매’ 중심의 백신 확보전에서 향후 개발사에 책임을 물으면서까지 제품을 확보하긴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신 임 국장은 “안전성과 관련한 부분은 정부에서 여러 방안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은 백신이 국민에게 제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별히 높은 수준의 부작용이 없고, 근육 경련이나 미열, 오한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버니스 와이너(82)씨가 영국 런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백신 접종 기록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임 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되는 것을 두고는 “백신의 생산지가 한국”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위탁해서 생산하는 물량이 들어오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메이드 인 코리아 백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