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전지역 공동주택(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식물농장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친환경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전시는 전국 최초로 ‘아파트 팜(Farm)’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녹색 채소를 생산하는 식물농장(Plant Factory)을 아파트 단지에 설치하는 사업이다.
아파트 팜은 최근 각지에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 팜 기술을 접목한다. 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팜은 지하철 역사의 유휴공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설치되는 등 노지 재배가 어려운 도시농업에 적합한 방식이다.
생육에 필요한 온도, 빛, 습도, 양분 등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제공해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연중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또 다단식 수직농장 방식을 채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실내에서 재배하는 만큼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및 기상변화에서도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재배 가능한 주요 작물은 바질·애플민트 등의 허브류와 상추·양상추·치커리와 같은 엽채류, 루꼴라·이태리파슬리 같은 특수채소 등이다.
아파트 팜에는 식물농장을 비롯해 커뮤니티 및 체험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설치 권장 규모는 식물농장 330㎡, 커뮤니티 및 체험학습공간 170㎡ 등 500㎡이며 아파트 단지 규모에 따라 자율적으로 설치할 수 있다.
설치는 신축 단지의 경우 설계 단계에 반영해 적절한 위치에 설치한다. 기존 단지는 단지 내 여유 공간 및 이용률이 저조한 공간을 활용토록 한다.
시는 LH와 동구에서 추진 중인 ‘구성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이 사업을 우선 적용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향후 민간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이 완료될 경우 먹거리 자급자족 구현, 일자리 창출, 공동체 문화 형성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김준열 대전시 도시재생주택본부장은 “아파트 팜이 설치되면 아파트가 ‘농산물 먹거리를 소비만 하는 공간’이 아닌 친환경 녹색 채소를 생산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주거 문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민들로 구성된 도시농업 공동체를 구성해 아파트 팜을 운영할 경우, 주택법과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며 “농산물의 생산 및 수확, 주민들에게 분배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