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 이달 분수령

입력 2020-12-09 13:16 수정 2020-12-09 13:18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 진행 방식에 어렵게 합의점을 찾았다. 수년째 지역 최대 갈등 현안이 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논란이 연내 어떤 방식으로든 방향을 잡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하루 전인 8일 제주국제공항 회의실에서 여론조사와 관련한 막바지 조율을 진행했다.

면담에서 여론조사 문항에 기존 공항 확장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도의회 특위가 한발 물러서 제주도의 의견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제2공항 여론조사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강조해온 대로 ‘찬성과 반대’만 묻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론조사 시 제2공항 예정 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의 의견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는 제주도의 주장에 대해서는 도가 한 발 양보해 도의회 특위가 제안한 제주도민 비례 할당으로 추진하기로 이미 의견이 좁혀졌다.

다만 여론조사 시 본 질문에 앞서 ‘현 공항 확충과 제2공항 건설 두 가지 안이 제주지역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 검토된 바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도의회 특위의 제안에 대해서는 제주도가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도는 관련 문제를 도지사에 보고한 후 도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원 지사가 이를 수용할 경우 금명간 제주도와 도의회가 여론조사 진행 방식에 대해 최종 합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문항 설계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여론조사는 도외 여론조사전문기관 2곳에 의뢰해 각각 2000명을 표본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제2공항 사업시행주체인 국토부는 2013년 제주 관광객인 연 1000만명을 넘어서자 같은 해 8월 제주 항공수요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2018년부터 현 제주국제공항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일대에 4조9000억원을 투입해 여의도 2배에 달하는 545만㎡ 규모의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업은 당초 2018년 착공해 2025년 개항 예정이었으나 입지 타당성 논란, 군 공항시설 이용 가능성 제기,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 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됐고, 지역내 찬반 대립이 주민 단식 등으로 극렬하게 전개되자 국토부는 제주도와 도의회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존중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국회는 내년도 제주 제2공항 예산으로 473억원을 반영하면서 ‘도민의견 수렴과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 완료 후 예산을 집행한다’는 부대 조건을 달았다. 예산 세부항목은 △기본조사 설계비 300억원 △실시설계비 130억원 △감리비 43억1000만원 등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