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18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자금 조달의 마지막 수단인 신용대출은 규제 시행 전 미리 받아두려는 수요 때문에 11조원 이상 늘었다.
금융위원회가 9일 발표한 ‘2020년 11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0월 말 대비 18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9%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13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월(10조6000억원)보다 3조원, 전년 동월(7조원)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6조6000억원 늘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7000억원 늘었다. 전월(2조9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전년 동월(-2000억원) 대비 4조9000억원 급증했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전 금융권 주담대 증가폭은 6조8000억원으로 전월(7조3000억원)보다 5000억원 줄었으나 전년 동월(3조8000억원) 대비 3조원 늘었다.
은행권 주담대는 집단대출이 전월 대비 소폭 늘었지만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6조2000억원 늘어 전월(6조8000억원)보다는 6000억원 축소됐다. 전년 동월(4조9000억원) 대비로는 1조3000억원 늘었다. 전세자금대출은 2조3000억원 늘어 전월(3조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제2금융권 주담대는 6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1조5000억원 급증했다. 전월(6조2000억원)보다 5조3000억원, 전년 동월(2조9000억원) 대비로는 무려 8조6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은 공모주 청약 자금 수요, 규제 강화에 따른 선수요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7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3조8000억원) 대비 3조6000억원, 전년 동월(2조1000억원) 대비 5조3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제2금융권은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월(2조4000억원) 대비 1조7000억원, 전년 동월(8000억원)보다는 3조3000억원 확대됐다.
주택·주식 및 생활자금 관련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말 신용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 등이 더해지면서 증가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금융위는 “은행권은 전세자금대출 증가세 둔화 등으로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 대비 축소됐으나 예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신용대출의 경우 공모주 청약에 따른 자금 수요 외에도 가계대출 관리방안 시행 전 일부 선수요 발생 등으로 전월 대비 증가액이 확대됐고 제2금융권은 신용대출, 기타대출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달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선수요 효과 상쇄, 본격적인 방안 시행에 따른 영향으로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에도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은행별 대출관리 계획 이행실태 등을 점검하는 등 가계대출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