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위구르족 감시 카메라 시스템 개발”

입력 2020-12-09 11:37

화웨이가 위구르족을 감시하기 위한 인공지능(AI) 카메라 시스템을 테스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화웨이가 위구르 소수민족을 식별해 중국 정부에 ‘위구르 알람’을 자동으로 보내는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화웨이 내부 문건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화웨이는 2018년 안면인식 관련 스타트업 메그비(Megvii)와 협업을 통해 군중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스캔해 나이, 성별, 민족 등을 구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카메라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시스템이 위구르 소수민족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위구르 알람’을 발동해 경찰에 통보하게 된다.

WP는 “화웨이가 서버, 카메라 클라우드 등의 인프라를 통해 중국의 감시 시스템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화웨이와 메그비는 3개의 감시 시스템을 지난 몇 년간 발표했는데, 이 중 ‘위구르 알람’이 기능이 포함된 것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WP는 보도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보도 직후 “단순히 테스트였을 뿐이고 실제로 출시된 적은 없다”면서 “화웨이는 맞춤형 알고리즘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메그비 대변인도 “특정 민족을 표적으로 하거나 표시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도 직후 홈페이지에 있던 해당 문건은 삭제됐다고 WP는 전했다.

메그비를 포함한 8개의 중국 업체는 지난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 상무부는 해당 업체들이 위구르 소수민족에 대해 “인권 침해, 집단 구금, 첨단 기술을 통한 감시 등을 자행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