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가 총장 선출을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최근 신임 총장을 선출했지만 절차상 문제 등으로 총장 선출을 재논의키로 한 것이다.
9일 이화여대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은미 교수를 17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이사회 투표가 재단 정관에서 정해진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총장 선출이 무효화 돼 10일 이사회를 다시 열여 총장 선출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게 됐다.
또 일부에선 이번 총장 선출이 직선제의 취지에 맞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수·학생·동창 등으로 구성된 ‘이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직전인 제16대 총장 선출에 처음 적용된 직선제는 대학공동체의 4개 주요 단위인 교수, 학생, 직원, 동창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이번 제17대 총장후보 선출에서 3개 단위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유독 1개 단위의 집중적 지지를 받은 후보를 법인이사회가 의결했다고 한다.
이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직선제 선거과정에서 가장 우려되는 포퓰리즘 공약이 남발하고 학교의 재정여건과 어려운 현실을 외면한 무책임한 공약이 작용했다면 건전하고 진실된 대학발전을 위해 이를 체크하고 최종 판단하는 몫은 법인이사회이며 그 책무성은 너무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대학은 지금 매우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고 대외적 환경요인의 악화는 앞으로 4년이 더욱 혹독한 시간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며 “제17대 총장선출을 위한 이번 법인이사회의 최종 의사결정이 교수, 학생, 직원, 동창의 대표성을 최대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