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실명·직장 유포…“일상 파괴됐다” 고소

입력 2020-12-09 10:05 수정 2020-12-09 10:22
김재련 변호사. 연합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 피해자의 신상이 박 전 시장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에 의해 온라인상에서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박 전 시장 성폭력 의혹 피해자의 변호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 실명 공개한 자, 구속하라”며 “박원순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성명불상자 2인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24조 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비밀누설금지위반으로 형사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불상자들은 그들이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와 네이버 블로그 메인 화면에 ‘기획미투 여비서를 고발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피해자 실명 #피해자 소속 직장명을 공개하는 범죄행위를 한 자”라며 “경찰 수사를 통해 밴드 운영자와 블로그 운영자는 동일인으로 특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해당 밴드는 박 전 시장을 추모하는 멘트와 사진이 메인에 걸려 있을 뿐만 아니라 이름도 그를 지지하는 듯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련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김 변호사는 “피의자는 서울시청 관계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며 “피의자가 서울시청 내 누구를 통해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피해자의 실명 및 피해자 직장명 정보를 제공받았는지도 조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 및 엄중한 처벌은 지금도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피해자의 실명과 소속기관을 피해자 의사에 반해 공개하는 행위는 성폭력 피해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격이자,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야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의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안전하게 직장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혀 버렸고, 안전하게 회복해야 할 일상의 평화 또한 완전히 파괴된 상태”라며 “이 사건 피해자의 안전,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이 사건 피의자에 대한 신속한 구속수사를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변호사 등이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에 참석한 모습. 한국성폭력상담소 페이스북 캡처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전날부터 오는 11일까지 피의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날 1인 시위에는 김 변호사를 비롯해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과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경숙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인 시위에는 김 변호사와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