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훼손 시신, 제보 쏟아지는데 여전히 ‘오리무중’

입력 2020-12-09 08:52 수정 2020-12-09 10:13
국과수가 복원한 훼손 시신 안면. 인천계양경찰서 제공

올해 5~7월 인천 경인아라뱃길과 인근 산에서 잇따라 발견된 훼손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복원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한 이후 관련 제보가 잇따르고 있으나 수사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인천 계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훼손 시신의 얼굴을 복원한 사진과 관련 정보가 공개된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1주일간 관련 제보 30여건이 경찰에 접수됐다. 제보 내용은 대부분 시신의 복원 얼굴 사진이 ‘아는 사람과 비슷하다’거나 ‘본 적 있는 사람과 닮았다’는 것이다.

제보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경북,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들어왔다. 경찰은 제보를 접수하는 대로 대상자의 정보를 토대로 생존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노출된 관련 기사나 유튜브 영상 등에 달린 댓글도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아직 시신의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시신에 치아 치료를 한 흔적이 있다는 점을 토대로 수도권 지역 치과 병의원의 진료 기록을 계속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올해 5~6월 경인아라뱃길 수로와 7월 계양산 중턱에서 각각 발견된 훼손 시신의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유전자 정보(DNA)가 일치하며 위턱(상악) 왼쪽 치아에 금 인레이, 아래턱(하악) 왼쪽과 오른쪽 치아에 레진 치료를 한 흔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시신이 30~40대 여성이며 키는 160~167㎝인 것으로 추정했다. 혈액형은 B형이다.

경찰은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기 전 이미 지난 6개월간 실종자, 미귀가자, 데이트폭력·가정폭력 피해자, 1인 거주 여성, 치아 치료자 등 46만여명의 생사를 확인하고, 생존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가족의 DNA를 채취해 비교하는 수사를 진행해 왔다.

훼손 시신 일부는 올해 5월 29일 경인아라뱃길 다남교와 목상교 사이 수로에서 운동하던 시민에 의해 부패한 상태로 처음 발견됐다. 9일 뒤인 6월 7일에는 최초 시신 발견 지점에서 5.2㎞가량 떨어진 아라뱃길 귤현대교 인근 수로에서도 시신 일부가 추가로 나왔다.

한 달 뒤인 7월 9일에는 계양산 중턱에서 백골화가 진행 중인 훼손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약초를 캐러 다니던 한 노인이 시신을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훼손된 시신이 여러 장소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강력사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다각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