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와 감찰을 주도해온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9일 “진실되고 겸손하게 살아가려는 저의 삶을 왜곡하려는 언론의 거짓 프레임들과 감찰을 무력화하는 내부의 공격들에 극도의 교만과 살의까지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한 부장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두렵고 떨리는 시간들”이라며 “맡은 바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나갈 것이다. 죽음으로 내몰려진 상처받은 삶들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가릴 수 없고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대검은 전날 인권정책관실의 진정사건 조사 결과 한 부장이 윤 총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 상황을 법무부 측에 수시로 알려주는 등 적법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부장은 인권정책관실의 조사 요구에 모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후속조치로 재판부 사찰 의혹을 비롯해 감찰부에서 진행하던 사건들을 서울고검에 재배당했다.
한 부장은 언론에 보도된 천주교 신부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한 부장이 윤 총장을 비난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와 성명 발표 전에 만났다며 비난 성명에 대한 사전 논의를 한 것 아니냐고 보도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쓰신 ‘세월의 지혜’라는 책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오랜 세월을 통해 체득하고 통찰한 삶의 지혜를 젊은 세대와 나누는 모습들이 아름답게 담겨 있어 제가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한다”며 “이 책을 번역해주신 A신부께서 저로 인해 곤혹스러우셨겠다. 그간 정의구현사제단이신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