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북한 코로나19 대응 관련 발언을 ‘망언’이라며 비난하고 나서면서 해당 발언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강경화 장관은 바레인-아랍에미리트 순방 중이던 지난 5일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 제1세션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석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북한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고 방역에 집중하는 모순된 상황을 보인다고 꼬집은 것이다.
강 장관은 “북한이 우리 코로나19 방역 지원 제안에 별로 호응하지 않고 있다”며 “나는 코로나19 도전이 사실상 ‘북한을 보다 북한답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더 폐쇄적이 되고, 코로나19 대응에 관해선 거의 토론이 없는 하향식(톱다운) 결정 과정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만 믿기 어렵다”며 “모든 신호는 북한 정권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는 질병을 통제하는 데 아주 강도 높게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좀 이상한 상황(a bit of an odd situation)”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공중보건 관련 동북아 협력체에 참여하라고 초청한 바도 있다”고도 했다.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8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 조치들에 대하여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며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 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속심이 빤히 들여다보인다”며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