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확진 700명선 ‘위태’… “의료체계 감당 어려울수도”

입력 2020-12-09 05:59 수정 2020-12-09 09:59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가속화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과 휴일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한 뒤 잠시 500명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9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6~7일(631명, 615명) 이틀 연속 600명대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으로 검사 건수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최소 600명대 중후반일 것으로 보인다. 많으면 700명 안팎에 달할 수도 있다.

방역 당국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516명이다. 이는 직전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451명보다 65명 많은 것이다. 특히 지난 4일부터 일별로 동시간대 집계치를 보면 400명대 중반을 오르내리다가 전날 처음으로 500명 선을 넘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451명이 밤 12시 집계 마감 후 594명으로 불어난 점을 고려하면 이날 신규 확진자 역시 꽤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바이러스 활동력이 왕성해지는 본격적인 겨울철과 맞물려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11명→540명→629명→583명→631명→615명→594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586.1명꼴로 발생했다.

이 같은 급확산세는 방역 당국의 확진자 추적 및 차단 속도가 코로나19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따른 것이다. 앞선 1, 2차 유행 당시에는 특정 집단이나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 전파가 일어나 비교적 추적이 용이했지만 최근에는 가족·지인 간 모임, 마을회관, 시장, 음식점 등 일상적 공간을 고리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방역 당국이 손쓸 수 없는 상황에까지 다다랐다.

일례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홀덤 펍’(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주점) 5곳과 관련해 19명이, 또 중구의 한 시장에서 14명이, 종로구의 음식점 ‘파고다타운’ 및 노래교실 사례에서 162명의 확진자가 각각 나왔는데 이들 시설 모두 방역 당국이 선제적으로는 물론 사후적으로도 체계적 대처가 쉽지 않은 곳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새로운 감염이 연일 속출해 방역 당국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의 한 마을회관과 관련해 지금까지 1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전북 완주군의 자동차 공장과 관련해서는 15명이 확진됐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은 다시 20%를 넘어섰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7463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1543명으로, 전체의 20.7%에 달한다. 감염경로 파악이 늦어지면 질수록 그만큼 접촉자 파악이나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게 돼 ‘숨은 감염원’을 놓침으로써 ‘n차 전파’ 가능성이 커진다.

방역 당국은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전날 회의에서 “현재의 감염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의료체계가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응급, 중증 등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지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