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귀태’ 발언에 7년 전 ‘홍익표 뉴스’ 소환

입력 2020-12-09 05:27 수정 2020-12-09 09:42
YTN 뉴스 화면 캡처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문재인 정권을 ‘귀태(鬼胎)정권’이라고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은 배 대변인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7년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재직할 당시 뉴스를 전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당시 배 대변인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며 썼던 ‘귀태의 후손’이라는 발언으로 정치권에서 설전이 벌어진 상황을 전했었다.


배 대변인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이 순간 온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며 “국민을 현혹해 제 배만 불리는 이 혁명 세력은 정권으로 탄생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귀태’는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이라는 뜻으로 국내 번역 출간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에 등장해 세간에 알려졌다. 2013년 민주당 원내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었다.

당시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배 대변인은 관련 뉴스를 전하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사과를 요구하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무책임한 꼬리잡기라고 맞섰다”고 했었다. 이 사태로 결국 홍 의원은 사과와 함께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배 대변인은 7년 뒤 홍 의원이 했던 발언으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민주당은 배 대변인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내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아울러 7년 전 자신이 전했던 뉴스의 주인공이 됐다며 비꼬았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2013년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정말 세상이 끝난 것처럼 난리였다”며 “아나운서 출신 배현진 의원을 위해 대언론 선배의 말씀을 인용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홍익표 대변인의 발언은 국회의원의 개인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 했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저잣거리 욕설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지적했고, 신영대 대변인도 “국회의원직에서 즉각 사퇴하고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배 대변인은 지난 8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뜨내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