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은 귀태” 배현진에…민주당, 의원직 사퇴 요구

입력 2020-12-09 00:09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법사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을 막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문재인 정권을 ‘귀태(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에 규정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8일 “저잣거리 욕설에 가까운 표현”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과오 사과’에 대해 반발하며 “지금 이 순간 온 국민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고 적은 바 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하라”며 배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신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이 함께 뜻을 모아 촛불혁명으로 일어나 시작됐다는 걸 잊었냐”며 “‘박근혜 정권 방송’으로 빛을 봤던 배 의원이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국민을 모욕한다”고 비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남의 당 사정에 가급적 말을 삼가려 하지만 댕 대변인의 언행이 국민 입장에서 매우 불쾌하다”며 “‘귀태 정권이 헌정사를 뒤엎는다’는 표현은 탄핵에 나섰던 국민의 외침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결국 박근혜 탄핵이 억울하다는 뜻이니 국민의힘이 아니라 박근혜 힘이라 불러야 한다”고 비꼬았다.

배 의원과 마찬가지로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배 의원과 그가 몸담은 국민의힘 ‘격’이 딱 그 정도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한쪽에서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막말로 다시 더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귀태’ 발언은 2013년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의원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에 비유해 정치권에 처음 등장했다. 2012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의 내용을 인용한 것이었다. 당시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자질을 의심하게 할 정도의 폭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홍 의원은 원내대변인직을 내려놓았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