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프 환상은 없다’…1인 가구, 소득 적고 40%는 월세살이

입력 2020-12-08 17:31

미혼 직장인 A씨(26)는 매달 270만원 월급을 받는다. 비수도권 출신인 A씨는 어쩔 수 없이 서울에 있는 직장 주변에 자취방을 얻어 독립했다. 그런데 고민이 있다. 월세로 매달 나가는 50여만원이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통비·식대 등 생활비까지 합치면 지출은 배로 늘어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A씨는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80%는 연평균 소득이 3000만원을 밑돈 반면, 지출은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도 2년 연속 2000만원을 웃돌았고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월세로 살고 있다. 드라마에서 보던 싱글라이프의 화려함과 현실은 괴리감이 컸다.

2018년 기준으로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116만원인데, 전체 가구 평균 소득(5828만원)의 36.3% 수준이었다. 소득 분포를 살펴보면 1인 가구의 78.1%는 연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이는 전체 가구(33.1%)의 약 2.4배 수준이다. 연소득 1000만원 미만은 3명 중 1명 꼴(33.9%)로, 전체 가구(8.6%)의 약 4배 수준이었다. 통계청은 “전년 대비 전체 가구는 1억원 이상 소득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6.5%)했으나, 1인가구는 1억원 이상 소득 비중이 가장 크게 감소(-11.1%)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지출은 다소 높았다. 지난해 기준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42만6000원으로, 전체 가구 소비지출(245만7000원)의 58.0% 수준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1인가구는 전체 가구 대비 상대적으로 주거·수도·광열과 주류·담배의 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부채는 2089만원으로 2년 연속 2000만원 이상이었다.


1인 가구의 38%는 반전세인 ‘보증금 있는 월셋집’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30.6%), 전세(15.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전체 가구는 자가(58.0%), 보증금 있는 월세(19.7%), 전세(15.1%) 순이었다.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단칸방 수준인 40㎡ 이하(53.7%)에서 살고 있었다.

지난해 기준 한국 전체 가구는 2034만3000가구로, 이 가운데 30.2%인 614만8000가구가 1인 가구였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전체 1인가구의 1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은 30대(16.8%), 50대(16.3%), 60대(15.2%) 등 순이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