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 수장으로 4성 장군 출신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부 사령관이 내정됐다. 장관 취임에 성공한다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 탄생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7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흑인인 오스틴 전 장군을 국방부 장관으로 낙점했고 오스틴은 이 제안을 당일에 바로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명 발표는 이르면 8일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틴이 국방장관으로 내정된 데에는 그가 ‘인종장벽’을 무너뜨리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이유가 크다. 그는 백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군 사회에서 여러번의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흑인이다.
오스틴은 흑인 장군으로서는 최초로 육군 전투사단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 흑인이 작전 전구 전체를 감독한 것도 그가 처음이다. 중부사령관직을 수행하며 이라크와 예맨, 시리아 등 중동 지역에서 미군을 통솔한 유일한 흑인 장군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는 2011년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의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 정책을 수행하며 합을 맞추기도 했다.
베니 톰슨 하원의원은 오스틴에 대해 “남부 지역 출신인 그는 군 경력에 있어서는 흠 잡을 데가 없는 인물”이라며 “탁월한 장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흑인 사회로부터 국방장관 자리에는 흑인을 앉혀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흑인 유권자들의 힘이 컸던 만큼 그들의 ‘정당한 몫’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장관 인선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스틴과 함께 국방장관 후보로 급부상했던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 역시 흑인이었다.
다만 국방장관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현역 군인 신분에서 은퇴한 뒤 7년이 지날 것이 요구된다. 2016년 은퇴한 오스틴은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의회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의회 재량에 따라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문민통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반론 역시 제기돼 바이든의 ‘최초 흑인 국방장관’ 지명은 험로를 걸을 걷으로 예상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