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대신 방호복…결혼날 확진 인도 신부의 코로나 웨딩

입력 2020-12-08 16:45
CNN 홈페이지 캡처

결혼식 직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부가 방호복을 입고 결혼식을 진행해 화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CNN 등은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 바란 지역의 한 커플이 지난 6일 방호복을 입고 인도 전통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 커플이 방호복을 입고 결혼식을 올린 것은 예비 신부가 결혼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치료센터에 식장을 마련해 사람들이 방호복을 입고 결혼식에 참석하도록 안내했다.

인도 방역 당국 관계자인 라젠드라 미나는 현지 매체 ANI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부는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코로나19 치료센터에 입소했다”며 “가족들과 협의를 통해 화려한 의식 없이 코로나19 치료센터에서 결혼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이날 결혼식에는 주례를 담당하는 성직자 한 명과 하객으로 참석한 친척 3명,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보건 당국 관계자 3명이 참석했다.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방호복을 착용했으며, 신랑과 신부는 반지 대신 화환을 교환했다.

보통 인도 결혼식에는 친척들과 지인들이 다수 참석해 시끌벅적한 풍경을 연출하지만, 이날 결혼식에서 그런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랑과 신부는 결혼식이 끝난 후 모두 격리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방호복 결혼식은 인도 보건 당국이 이들의 결혼식 장면을 SNS에 게시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위대한 인도 팬데믹 결혼식” “결혼은 해야겠고 코로나 걸리기는 싫으면 저정도는 해줘야 할 듯” “웨딩드레스 대신 방역복이라니”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부부가 된 두 사람을 축하했다.

인도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 세계 순위는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까지 확인된 확진자 수만 967만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인도 북부 비하르주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랑이 고열로 숨지고 하객과 주민 10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결혼식 감염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