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치료에 참 좋지만…혈장치료제 생산의 걸림돌

입력 2020-12-08 16:21 수정 2020-12-08 16:30
GC녹십자 연구원이 개발 중인 혈장 치료제 GC5131A를 들여다보고 있다. GC녹십자 제공

수도권의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혈장 치료제가 떠오르고 있다. 완치자의 혈액을 원료로 하는 만큼 부작용이 적지만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 위 중증 환자가 8명 추가로 발생해 13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주 전인 지난달 23일 79명에 비해 70%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위 중증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혈장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장을 추출해 치료 효과를 내는 성분을 찾아 고농도로 농축·정제한 의약품이다.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혈장 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GC녹십자는 지난 5일 A씨(78)가 혈장치료제 GC5131A 투약 등 약 20일의 치료 끝에 지난달 18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 덱타메타손 등 기존 치료제 투여에도 차도가 없자 GC5131 치료목적사용승인을 신청해 투약한 결과다. 치료목적사용승인은 치료 수단이 없는 경우 임상 중인 의약품을 환자가 직접 신청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는 제도다.

A씨는 지난 10월 19일 치료목적사용승인을 받아 GC5131을 활용한 치료를 시작했다. A씨와 같은 방식으로 GC5131을 사용 중인 위중증 환자는 전국에 총 13명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치료목적사용승인을 신청해 치료 중인 환자들이 상태가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료 현장의 수요에 맞춰 공급할 수 있도록 혈장 치료제를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혈장 치료제 생산의 핵심은 원료인 완치자의 혈장 확보다. 환자 1명에 투약할 혈장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2명분의 완치자 혈장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혈장 공여 의사를 밝힌 6491명 중 4088명이 혈장 공여를 마쳤다. 2000명 분량의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혈장이 확보된 셈이다.

GC녹십자는 혈장 공여에 맞춰 혈장 치료제 4차 및 5차 생산도 계획 중이다. 3차례에 걸쳐 생산한 혈장 치료제 540ℓ 중 일부는 의료기관에 공급됐으며 일부는 치료목적사용승인에 대비해 GC녹십자가 보관 중이다.

GC5131의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45명의 투약군, 15명의 위약군 등 총 6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은 현재까지 28명의 참여자를 모집했다. GC녹십자는 연내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