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일 여당의 ‘공정경제3법’ 처리 강행에 대해 “경제법안을 이렇게까지 정치적으로 처리해야 하는가”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의 움직임에 대해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면서 “혹시라도 부작용이 생기거나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이번에 의결하신 분들이 전적으로 책임지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공청회를 통해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했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도 꼬집었다. 그는 “반대되는 의견이 나오면 그걸 듣고 판단해서 법안이 진행되는 게 순리”라며 “공청회 이후 정부안에 근접한 안이 갑자기 제시됐고, 어제오늘 사이 굉장히 시급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촌각을 다추며 어떤 일을 기획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게 아닌데, 기업들 의견을 무시하고 이렇게까지 서둘러 통과해야 하는 시급성이 뭔지 이해하기 참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감사위원회의 효율성을 높여 견제하겠다는 게 법안의 시작점인데 이사회에 진출하는 문제까지 따라 들어가야 하나”면서 “두 문제는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며 그거 하나만은 꼭 기업들 생각을 받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정구용 한국상장사협의회 회장, 정재송 코스닥협회 회장 등 6개 경제단체장도 이날 “깊은 우려와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추진 절차를 보류하고 다시 해당 상임위에서 심도있게 재심의해 경제계가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반영해달라”고 읍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호소문을 내고 “기업규제3법이 통과되면 투자와 일자리에 매진해야 할 기업을 위축시키고,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노출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가 줄어들고 결국 국가경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