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자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출연진은 라이브 방송을 켜고 “공산화의 전조이며 문재인정권의 폭력 통치를 완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와 함께 가세연을 진행하는 김세의·김용호 전 기자와 우파 유튜버 이병열씨가 8일 오후 3시 서울경찰청 앞에서 ‘긴급방송 강용석 소장 독재 탄압의 현장’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진행했다. 이들은 다소 격앙된 말투와 표정으로 강 변호사 체포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이들은 “오해하시는 분들은 ‘큰 죄를 지어서 체포당한 것 아니냐’고 하신다. 그럴까봐 고발장을 가져왔다”며 “얼마나 황당한 혐의로 체포가 됐는지 보시라”고 말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해 정정방송도 하고 영상을 아예 지웠다”며 “이런 잣대라면 김어준은 백번도 더 체포됐어야 하고, 정정 보도를 했던 모든 언론사도 다 체포당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생방송을 하다 보면 잘못된 게 나갈 수가 있다. 그런데 바로 잡았지 않나.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에서 고발하고 수사에 체포까지 하는 건 이걸 빌미로 우파 유튜버들을 박살 내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마어마한 사건이 아닌데 이 정도의 조사를 한다는 건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의 전 기자는 강 변호사의 아내에게 받은 사진 한 장을 공개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는 “(강 변호사가) 아침 식사를 하던 중 경찰 세 명이 들이닥쳐서 체포하는 상황이었다. 형수님이 울면서 식빵 사진을 보내주셨다”며 “형수님은 초인종이 울렸으니 우편물이 왔다고 생각해 쉽게 문을 열어 준거다. 죄스럽다고 흐느끼셨다. 왜 가족이 이런 고통을 느껴야 하느냐”고 소리쳤다. “해당 경찰관 세 명은 어떤 과정으로 현관 앞까지 올라와 문을 두드렸는지 명확하게 밝히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어 “체포가 이뤄지려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도주의 우려가 있어야 한다. 이미 사과와 정정 방송을 다 한 상황에서, 강 변호사가 도주의 우려가 있느냐”며 “말도 안 되는 혐의로 가정에 있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체포한 게 자유민주주의가 맞느냐”고 반발했다.
김용호 전 기자는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을 비롯해 강 변호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체포될 만하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데 이건 아주 간단한 사건”이라며 “말 그대로 실수일 뿐이고 정정을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체포를 한 건 이걸 발판으로 문재인 정권 말기에 힘든 상황을 돌파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권력을 국민이 묵인한다면 대한민국은 공산주의 국가가 되는 거다. 결국 공산화로 가는 초석이라는 것”이라며 “옳은 말을 하는 우파 유튜버의 체포는 공산화의 전조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폭력 통치를 완수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강 변호사의 체포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입김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내놓으며 “강 변호사가 이 지검장 관련 방송에서 뼈 때리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이 지검장은 곧 떠날 사람인데, 마지막으로 최후의 발악과 같은 거로 체포영장을 지시한 게 아닌가 하는 전문가들 의견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우린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쓰레기들이 고소하고 고발해도 앞으로 계속 방송할 것”이라며 “문재인정부가 가장 거슬리는 방송이 우리라는 의미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오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강 변호사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가세연은 지난 3월 방송에서 문 대통령과 한 남성이 악수하는 사진을 두고 ‘문 대통령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악수하고 있다’는 취지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방송한 바 있다.
이후 사진 속 남성은 이 총회장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민주당은 강 변호사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변호사에게 3개월 전부터 4차례 출석 요구를 했으나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지난 3월 가짜뉴스로 고발한 건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현재까지 강 변호사 1명”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