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8일 한국을 찾아 나흘간 머물며 대북 관리 및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일정을 시작한다.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은 사실상 현직에서의 마지막 방한이다.
이날 저녁 전용기로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는 비건 부장관은 9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회담한 뒤 오후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만찬을 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본부장과 북핵 문제와 관련한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일에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공개강연을 한다. 그간의 대북 협상 소회를 공유하는 한편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고 협상 테이블에 조속히 돌아올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은 11일까지 머물며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 및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고위 인사들과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 일정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주관한다. 강 장관은 11일 만찬을 주재하며 그간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노력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할 예정이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는 전날 조지워싱턴대학교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 사이 미·한 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 대담에서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을 놓고 “현재 진행 중인 (조 바이든 행정부로의) 전환이 잘 준비되도록 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건 부장관이) 북한 문제 외에도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같은 날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국과의 동맹 강화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