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반려견 돌려줘” 맨몸으로 흑곰과 싸운 남자

입력 2020-12-08 16:02
케일럽 벤햄과 그의 반려견 버디. 케일럽 벤햄 페이스북 캡처

미국의 한 남성이 자신의 반려견을 물고 가는 흑곰과 맨손으로 싸워 반려견을 구해냈다.

CBS뉴스 등은 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네바다 카운티에서 흑곰과 싸워 자신의 반려견 ‘버디’를 지켜낸 케일럽 벤햄의 사연을 전했다.

벤햄은 추수감사절 연휴 전날인 지난달 25일 집 밖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마당으로 달려나간 벤햄은 거대한 흑곰이 버디의 머리를 물고 끌고 가는 광경을 목격했다. 버디도 체중이 40kg 이상인 큰 개였으나 흑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 흑곰은 약 160㎏일 것으로 추정된다.

벤햄은 망설임 없이 흑곰에게 달려들었고, 몸싸움 끝에 버디를 구해냈다. 벤햄은 “곰을 넘어뜨려 목을 붙잡고 곰이 버디를 놔줄 때까지 눈과 얼굴을 마구 때렸다”면서 “머릿속엔 ‘내 아기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전했다.

흑곰을 쫓아내긴 했지만, 버디는 이미 머리와 눈 주위를 크게 다친 상태였다. 머리 부분은 찢어져 있었고 상처에서는 진물도 나왔다. 벤햄은 버디를 안아 들고 급히 인근 동물병원으로 향했으나 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휴업중이었다.

벤햄은 “버디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당시 심경을 전했다.

트위터 Anna Giles 캡처

벤햄은 가까스로 문을 연 병원을 찾았다. 버디는 세 시간이 넘는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햄은 “버디는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사건 이후에도 벤햄은 흑곰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그는 “흑곰이 놓친 사냥감을 되찾으려는 것 같다”며 흑곰의 접근을 막을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벤햄은 흑곰이 또다시 공격해와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당신의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면 어떻게 하겠냐. 버디는 내 아이고, 나는 내 개를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