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14명이 딸에게 저지른 일”…국민청원 호소

입력 2020-12-08 15:14 수정 2020-12-08 15:21
왼쪽은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오른쪽은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세종시 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 동급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자중학교 1학년 동급생 집단 폭행구타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 하루 만인 8일 오후 2시 기준 8250명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자신을 구타 사건 피해 여학생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중학교 1학년 학생 14명(남학생 2명 포함)이 피해자인 제 딸에게 저지른 가장 충격적인 여덟 가지 상황을 먼저 적겠다”면서 글을 시작했다.

그는 “2020년 12월 4일 금요일 16시 학교 수업 종료 후 메가박스 지하 2층, 교동초등학교 골목에서 일방적인 폭행이 이뤄졌다”면서 구체적인 가해 행위를 나열했다.

그는 “폭행 가담자들이 사람이 없는 곳만 데리고 다니며 구타했다”며 “(가해자들이) 머리를 잡아당기는 행위, 침을 상체에 뱉는 행위, 라이터에 불을 켜서 들이대는 행위, 얼굴이 부었으니 먹고 있던 쮸쮸바를 주며 얼굴에 비비라고 시키는 행위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추운 날씨에 잠바를 벗기고 때렸다. 당시 제 딸은 반팔 티셔츠만 입고 있었다”면서 “14명 중 3명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가해 학생들은 재미있다고 웃고 즐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딸이 뒷담화를 한 부분을 사과했지만 가해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딸은 잘못했다고 몇 번이고 용서를 구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폭력뿐이었다”면서 “폭행 주요 가담자 다섯 명이 돌아가면서 이유도 없이 얼굴을 때리고 정강이를 계속 발길질하고 바닥에 넘어뜨리는 행동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이 안 왔으면 밤새도록 맞아서 어떻게 됐을지 상상이 안 된다”며 “지나가던 행인이 경찰에 신고해 경찰차가 올 때까지 (폭행이) 약 2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호소했다.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청원인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경찰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맞은 것을 이야기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이어 전화를 받지 않아 걱정하던 피해자의 엄마가 나타나자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피해자를 향해 “사랑해 잘 가”라면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는 등 상황을 무마하는 행동도 했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청원인은 “피해자가 엄마 자동차에 탑승한 후 울면서 이야기를 했다. 때마침 지나가던 여자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 피해자를 학교로 데리고 가 교무실에서 상황 설명을 들었다. 지구대로 이동해 진술서를 작성했고, 경찰은 현장에서 가해자 인적사항을 파악했다”고 폭행 후 상황을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제 딸은 전치 2주 및 정신치료 상담 중에 있고 이마와 볼, 목, 팔, 정강이가 멍들어 있다”며 “명치를 세게 맞아 가슴 쪽이 아파 누워있기도 힘들다고 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가해자들이) 촉법소년이라 재판 결과가 아직 나오기 전 억울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며 “현재 이 집단 폭행구타 사건은 세종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청원인의 주장대로 해당 사건은 세종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에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청소년수사팀 관계자는 뉴시스에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과 만나 폭행 사건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건이라 자세한 상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