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개그우먼 박지선의 외모를 비하하는 말을 해 논란을 빚은 개인방송제작자 BJ철구가 짧은 자숙 기간을 끝내고 방송에 복귀했다. 삭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팬들은 거액의 후원금으로 철구를 반겼다. 그러나 자극적인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방송에 복귀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는 네티즌이 적지 않다.
철구는 8일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생방송에 등장했다. 3일 만의 방송이라고 한다. 그는 “방송 중 생각 없이 말한 점 죄송하다. 앞으로는 말실수 조심하면서 방송을 하도록 하겠다. 실망하신 분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가 언급한 말실수는 故 박지선과 관련된 것이다. 그는 지난 3일 방송에서 ‘개그맨 홍록기를 닮았다’는 다른 BJ의 말에 “박지선은 꺼지세요”라고 말해 고인의 외모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철구는 이내 ‘박지선이 아닌 박미선을 닮았다고 말한 것’이라고 정정했지만 이 말은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박미선은 인스타그램에 “내 외모 지적하기 전에 거울부터 보고 얘기하시죠. 살다가 별일을 다 겪네. 생각하고 얘기하라고 뇌가 있는 겁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철구는 이런 일이 있었던 뒤 스스로 며칠간 자숙을 했다고 했다. 복귀한 방송에서 철구는 “3일 동안 휴대전화도 켜지 않고 반성 많이 했다”며 “다시 방송 즐겁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자 앞에서 가정용 이발기구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직접 밀었다. 팬들은 아프리카TV 후원금인 별풍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철구는 1만개가 넘는 별풍선을 한 팬이 선물하자,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별풍선 1개는 110원으로 이 팬이 쓴 돈은 110만원이 넘는다. 이외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별풍선을 보내면서 철구의 복귀 방송을 환영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특히 그가 주로 활동하는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욕설과 성희롱 등 문제를 계속 만드는 BJ를 사실상 방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철구 등 BJ가 받는 후원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철구는 지난 5월 상근예비역 제대 후 첫 방송에서 시청자수 37만명을 모으는 등 아프리카TV내 인기 BJ로 활동하고 있다. 2년 만의 철구 방송에 아프리카TV주가가 10%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