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백신 ‘부작용 면책’ 거부 어려워…세계 공통 현상”

입력 2020-12-08 10:50 수정 2020-12-08 11:20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부작용 면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불공정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백신 도입 계획 브리핑을 열고 “(백신 개발 제약사가) 광범위한 면책을 요구하는 것이 국제적으로 거의 공통된 현상”이라며 “다른 백신과 비교하거나 우리 의약품과 비교하면 사실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고 있고, 워낙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사회적 요청이 있다보니 불공정한 계약이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며 “이러한 불공정 약관이나 계약에 대해 저희가 일정 부분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록 그렇게 계약이 맺어지고 또 백신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정부가 가지고 있는 안전성 검증 테스트 과정이 있다”며 “일단 물량을 확보하고 다른 나라의 경과를 보겠다는 것도 안전성 확보 전략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불공정 계약 부분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만 이것을 기피한다거나 거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존슨앤드존슨-얀센, 모더나 등과 코로나19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제약사별 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 각 2000만 도즈, 존슨앤드존슨-얀센 400만 도즈다.

코로나19 백신은 제품에 따라 1회 또는 2회 투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정식 승인된 제품은 없고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선구매는 앞으로 만들어질 백신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제품 완성 전 구매를 먼저 해놓는 전략이다.

하지만 백신이 완성됐을 때 안전성과 효과성를 미리 파악할 수 없어 제약사들이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면책권을 계약서에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안전성과 효과성 입증을 위해 임상시험 결과를 모두 확인해 6개월여 만인 이날 구매 계약 결과를 발표했다.

선구매 백신은 내년 2∼3월부터 단계적으로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지만 어떤 제품이 먼저 들어올지, 또 언제부터 접종이 시작될지 등은 미정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