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카이스트 인공지능(AI) 대학원이 서울 양재동으로 이전한다. 인근 삼성·LG 등 기업 연구소들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서울시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조성 중인 양재 혁신지구에 힘이 실리게 됐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 AI 대학원인 카이스트 대학원을 양재 연구개발(R&D) 혁신지구에 유치했다고 8일 밝혔다. 옛 서울시 건축자재 품질관리소 자리에 2023년 개관한다.
AI 대학원은 정부가 AI 전문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선정한 곳들이다. 카이스트와 연세대 등 전국 8곳이 지정돼 있다.
대학원은 AI 분야 학위·비학위 교육과정을 운영해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육성한다. 또 AI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 졸업생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궁극적으로는 단과대 수준의 인공지능대학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캠퍼스는 서울시 옛 건축자재 품질시험소 별관 부지에 지은 AI 기술창업 육성 전문기관 ‘AI 양재허브’ 내 교육전문동과 AI 지원센터에 마련된다.
교육전문동은 연면적 1098㎡(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지난 6월 개소했다. AI 지원센터는 연면적 1만219㎡(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2023년 준공될 예정이며, 카이스트는 이 중 3개 층(5~7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캠퍼스가 들어설 ‘AI 양재허브’에는 현재 83개 AI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개관한지 3년 만에 매출, 투자유치, 근무자수가 2~3배 증가했다. 이곳에서는 투자자 연계와 기업·연구소·대학 등 관계 기관 네트워킹, R&D 지원 등 다양한 기업성장 프로그램, AI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양재허브 일대 혁신지구는 서울시가 4차산업혁명을 대비, AI 산업을 집약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정한 AI 허브다. 삼성·LG 등 글로벌기업 및 중소기업 연구소 280곳이 밀집해 있어 산·학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서울시는 2016년 양재 R&D 혁신지구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시행해왔지만, 교육시설이 부족해 미완에 그쳤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뒷받침하고 있는 스탠퍼드대학이 없었던 셈이다.
이에 서울시는 대전 카이스트 AI 대학원의 양재 유치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서울시는 이번 대학원 유치를 계기로 양재 허브를 세계적인 AI 산업 허브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카이스트 AI 대학원이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고 주변 기업 연구소와 유기적인 협업을 이끌면서 양재가 세계로 뻗어 나갈 것”이라며 “서울시는 카이스트와 AI 산업 육성을 위해 포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