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배우 폭행 사건에 휘말렸던 최철호가 사업 실패, 부친상 등으로 힘겨워진 삶을 공개하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배우 최철호가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그는 택배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같은 일을 하는 룸메이트와 5평짜리 방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2009년 최철호는 후배 여배우를 때린 뒤 폭행 사실을 부인하는 거짓 진술을 했고, CCTV 공개로 폭행 사실이 입증되자 뒤늦게 사과했다. 이 일로 그는 배우로서 활동이 어려워졌다. 그는 “모든 게 제 탓이고 제가 죄인이다. 거짓말을 했다. 죄송하다”며 후회했다.
최철호는 “섭외가 줄었고, 배우 생활로 먹고살 수 없었다”며 “유학 관련 사업을 시작했는데 코로나가 터졌다. 들어간 돈이 많아 사업을 접을 수 없었고 계속 빚을 지다가 신용불량자가 되고 집까지 넘어갔다”고 털어놨다.
최철호는 아내와 두 아이를 처가로 보내고, 자신은 돈을 벌어 가족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처가를 찾았지만 용기가 없다며 집 안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 최철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아들 생일이다. (집 앞에) 아들 좋아하는 고기와 딸이 좋아하는 딸기 뒀다. 나중에 인사드리겠다”고 말한 뒤 발길을 돌렸다.
이날 최철호가 자신 명의의 신용카드가 없어 룸메이트의 신용카드를 빌려 종량제 봉투를 사러 가는 모습도 담겼다. 그는 “월세나 생활비 등을 룸메이트 카드로 쓰고 아내가 계좌이체를 해주고 있다. 그때 그때 필요한 건 룸메이트가 사고 1주일 단위로 결산한다”고 설명했다.
방송 촬영 중 최철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아버지의 납골당을 찾은 최철호는 오열했다.
그는 “일을 하고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해놓고 자고 있는데 못 들었다. 일어나서 보니 전화가 수십 통 와 있더라. 꿈인 줄 알았다. 아무 생각도 안 들었고 정신없이 갔다”며 “요양원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누워 계셨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한테는 (사업이 망한 것을)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다른 요양원으로 옮기기 전에 얘기하신 것 같다. 내가 망해서 집을 뺐다고”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제가 좋을 때 돌아가셨으면 죄송함이 덜할 텐데 여기저기 죄인인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최철호는 배우로서의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TV조선 드라마 ‘복수해라’의 단역으로 출연하게 됐다며 대본 출력을 위해 PC방을 찾았다. 최철호는 “지금은 한푼이라도 필요한 상황이고 돈이 되는 거라면 뭐든지 해야 하는데 이렇게라도 배역이 들어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