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도 여는데 기말 앞두고 금지?” 학원가·학부모 분통

입력 2020-12-07 18:09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대형 임용고시 학원. 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는 8일부터 수도권 학원의 운영을 중단하도록 한 데 대해 학원가가 반발하고 있다. PC방, 독서실 등은 오후 9시 이전까지 이용이 가능하지만 학원 운영만 전면 금지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도 다수 고교가 이번 주부터 기말고사를 치르는 만큼 자녀들의 학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터넷 맘카페 등에는 정부의 이번 결정에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한 맘카페 회원은 “목욕탕, 음식점 등은 다 문 열게 하고 학원만 3주나 닫으라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했고, 다른 회원은 “지금 기말고사 준비로 다들 분주한데 당황스럽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회원도 “아이들 기말고사는 어떻게 하나? PC방에서 준비시켜야 하나”라고 적었다.

한 회원은 “학원은 금지하고 놀거리 가득한 곳은 풀어놓는 게 엉망이라는 것”이라며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고 말고와는 별개로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반면 정부의 이번 조치에 동의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회원은 “학원은 닫아야 할 것 같았다”면서 “아이들 말고 성인 교습소도 다 포함된 거고, 아이도 학원에서 잘 관리가 될 수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회원도 “기말고사보다 코로나19 방역이 우선”이라고 했다.

학원 강사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관련 게시물 댓글에는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다 같이 닫으면 이렇게까지 분통 터지지는 않았을 것” “심지어 목욕탕도 여는데….” 등의 의견이 달렸다.

정부는 지난 6일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면서 학원에는 3단계에 준하는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앞서 정부가 제시한 2.5단계 방역조치에 학원에 대한 집합금지 내용은 없었으나,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를 추가했다. 2021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수업과 직업능력 개발훈련 학원은 제외됐다.

학원가에서는 이같은 대책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7일 입장문을 내고 “특정인만 출입하는 학원만 예외적으로 3단계에 해당하는 집합 금지 조치를 적용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 학생이 이용하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PC방이나 영화관은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대로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데, 정부가 학원에만 집합 금지 조치한 것은 학생들의 외출과 이동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2월 초부터 장기 휴원이 반복되면서 학원업계의 타격이 작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학원도 기존 2.5단계 방역 지침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2.5단계에서는 학원도 2m 이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오후 9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학원연합회는 “그동안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철저하게 방역 활동을 한 학원에 더는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