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900명 갈 수도”… 중환자 병상도 2~3일 내 포화

입력 2020-12-07 17:30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째 600명대를 이어가면서 ‘1일 1000명 확진’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금이 코로나19 발생 후 가장 큰 위기”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2~3일 뒤에 중환자 병상이 꽉 찰 것으로 전망하고 병상 마련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15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3만816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은 3차 유행의 정점이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총체적 위기국면”이라고 강조했다. 나성웅 방대본 제1부본부장도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번 주에는 550명에서 750명의 새로운 환자가 매일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는 매일 9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울산 남구의 요양병원에서는 이틀 만에 확진자 92명이 쏟아졌다. 역학조사 결과 이 병원은 병실 공간이 좁아 환자들이 밀집해 생활하고 있었다. 환기, 근무자의 마스크 착용이 미흡한 점도 확인됐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요양병원·시설에서 발생하는 확진자가 전체의 20%에 달한다”며 “이들 시설에서 감염 관리가 잘 이뤄지도록 종사자 교육, 감염관리료 지급, 감염관리 전담 의료진 등을 배치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홀덤펍(카드게임을 할 수 있는 술집) 중심의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날까지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발생한 홀덤펍만 5곳이었다. 기간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이 넘었다. 방대본은 방문자 379명을 파악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홀덤펍은 방문자들이 게임을 하면서 칩, 카드 등을 만지기 때문에 감염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지난 10월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남동구 KMGM 홀덤펍에서도 방문자들이 이용한 칩, 카드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최근 일주간 평균 위중증 환자는 101명 수준으로 전주(80명)보다 26.3% 증가했다. 환자 증가에 따라 의료진의 피로도 가중도 우려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중환자 수가 계속 늘고 병원 내 집단감염도 발생하면서 의료진들이 항상 긴장해야 하는 스트레스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환자 병상 부족 문제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전국에서 남아있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46개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병상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윤 교수는 “국내 중환자 병상은 총 1만여개인데 이 중 2%만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으로 쓰일 정도로 미미하다”며 “공공병원뿐만 아니라 민간병원들이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감염학회 등은 민간병원에 의지한 중환자 병상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체육관, 컨벤션 등을 활용한 대형임시병원 구축을 제안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증·중등증·중증환자별로 코로나19 환자 전용병원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병원을 비우라는 의미가 아니라 체육관이나 폐업한 병원 건물 등 활용할 수 있는 건물에 장비, 이동형 음압기를 마련해 환자를 치료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