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 싹쓸이하나… 카카오 주식거래앱 나온다

입력 2020-12-07 16:52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에 이어 국내 최대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까지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예고하면서 ‘주린이’(초보 주식투자자) 모시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게 됐다. 올해 3분기 증권사 전체 순이익은 2조원을 훌쩍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은 국내 및 해외 주식매매용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내년에 출시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MTS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와 함께 MTS UI(사용자 환경)와 UX(사용자 경험)를 특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내부 원장(거래기록 장부) 시스템은 코스콤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I는 시각적인 디자인을, UX는 편의성 등을 고려한 설계 방식을 의미한다.

카카오의 주식 브로커리지(거래중개) 서비스 진출 발표는 ‘12년 만의 신생 증권사’인 토스증권 출범에 임박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토스증권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르면 이달 중 시중에 선보이는 모바일 전문 증권사다. 토스증권 역시 접근성 높은 UX와 플랫폼을 강점으로 기성 증권사들 사이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리라 예상돼 왔다.

카카오페이증권이 브로커리지 서비스에 뛰어들기로 선언하면서 양대 금융플랫폼 강자 간 정면승부가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카카오페이증권은 소액 간접·분산투자를 활용한 자산관리에, 토스증권은 주식 브로커리지에 각각 집중하는 식으로 사업을 차별화하는 모습이었다.

토스에 이은 카카오의 가세로 기존 증권사들은 고객을 뺏길 우려가 더욱 커졌다. 모바일 주식거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환경에서 카카오와 토스는 강력한 경쟁자다. 특정 증권사를 오래 이용한 투자자보다 최근 새롭게 주식 투자를 시작해 특정 거래시스템에 길들여지지 않은 이들이 주력 증권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대거 유입된 신규 개인투자자 중에 카카오·토스 주이용자층인 20·30대가 많다는 점은 두 회사의 승산을 더욱 높인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올해 3분기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회사 56곳의 당기순이익이 2조168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3%인 3513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5076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은 “올해 3분기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증시 호황으로 양호한 수익을 시현했다”며 “국내외 주식거래대금의 지속적 증가로 수탁수수료 수익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수탁수수료는 2분기 1조7386억원에서 3분기 2조1219억원으로 3833억원(22.0%) 증가했다. 올해 누적 수탁수수료는 5조2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0%인 2조6332억원 늘었다. 주식거래대금은 올해 1분기 916조원, 2분기 1317조원에 이어 3분기 1751조원으로 급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