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1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중국산 마스크, 의료용품 등이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해관총서는 7일 중국의 11월 수출이 2680억7000만달러(약 290조원)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 대비 21.1%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12%)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2018년 2월(45%) 이래 가장 높다. 마스크를 포함한 섬유류 수출이 21%, 재택근무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컴퓨터 수출이 34% 증가했다. 11월 수입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1926억5000만달러(약208조원)로 집계됐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중국 의료기기와 의료용품, 마스크 등의 수요가 폭증했다”며 “외부 수요로 인해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코로나19 방역 성과에 힘입어 경제성장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지난달 25일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의 올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보다 6%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6.8%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해 결과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2.0~2.2%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는 GDP 성장률이 8.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북경대 경제학자 차오허핑은 “중국이 전염병을 통제하는 데 90일도 채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소비에 영구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며 “수요가 지속되고 수출 부문의 실적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는 방역 성과와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논평에서 “지금까지 28만1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코로나19 때문에 죽었고, 앞으로 몇 달 안에 일일 사망자 수가 4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는 21세기의 대학살이자 인류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지금 살아있는 지옥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이제는 국제사회가 미 정부에 단도직입적으로 ‘당신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해 더 큰 확산을 막았고 그 결과 다른 국가보다 먼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 연방정부의 공중보건 위기 대처 능력에는 허점이 많다”며 “그들은 선거와 관련된 정치적 이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양극화된 정치 때문에 유행병 통제를 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억제될 수 없는 거라면 미국의 실패는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는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 이는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