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에서 남해안을 무대로 활약한 소가야 지역 세력의 고분이 발굴됐다.
경남도는 7일 통영지역에서 유일하게 고총고분(봉토를 높게 쌓아 만든 고분)이 분포하는 팔천곡 고분군의 발굴조사에서 5세기 말~ 6세기 초 다곽식 가야고분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팔천곡 고분군은 통영의 가야문화를 밝힐 수 있는 대표적인 비지정 가야유적으로 주목돼 왔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정확한 분포범위 확인 등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정밀지표조사와 시굴조사를 했다.
이번 발굴은 팔천곡 고분군에 대한 첫 학술발굴조사로 문화재청으로부터 전액 국비를 지원받아 팔천곡 고분군 내에서 보존관리가 시급한 봉토분 2기(7·8호분)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결과, 고분은 한 봉토 내에 2~3기의 석곽(길이 4~4.2m)을 배치한 다곽식 고분으로 소가야식 고분 축조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봉토의 가장자리에서는 단면 U자형의 주구(봉토 가장자리를 따라 돌려놓은 구덩이·너비 2m)가 확인돼 봉토 지름이 최대 17m에 이르는 중형급 고분으로 확인됐다.
비록 도굴과 임도 조성 등으로 일부 훼손됐으나 고분 내부에서는 금으로 만든 가는 고리 귀걸이를 비롯해 굽은 옥과 대롱옥, 유리구슬 등으로 구성된 목걸이, 철제 큰 칼, 뚜껑 있는 굽다리접시, 긴목 항아리 등 소가야 고분임을 증명하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정동영(통영) 도의원은 “이번 발굴조사는 역사적 중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팔천곡 고분군에 대한 첫 학술발굴조사로 지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매우 크다”며 “통영 지역의 가야사를 규명할 수 있는 장이 열린 만큼 제대로 복원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선 도 가야문화유산과장은 “비지정 가야유적에 대한 학술조사를 통해 중요성이 규명된 유적들을 문화재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복원정비,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2019년부터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지원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내년에도 10곳의 주요 비지정 가야유적에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경남의 가야사를 연구 복원할 계획이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