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독자들 책 더 많이 찾았다…재테크·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약진

입력 2020-12-07 14:51
서울 종로구 한 서점에 진열된 자기계발 서적/뉴시스

‘코로나 시대’ 독자들은 책을 더 많이 펼쳤다. 아동 등 많은 분야에서 사상 최다 판매를 기록한 가운데 연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경제경영, 자기계발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교보문고는 판매 권수를 기준으로 할 때 올해 책 판매가 지난해 대비 7.3%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초등학습 분야의 판매가 전년 대비 31.0% 늘어난 것을 비롯해 과학(29.4%), 경제경영(27.6%), 중고학습(24.2%), 정치사회(23.1%), 취미/스포츠(20.2%) 등의 판매 신장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독서 시간이 늘었고, 비대면 수업 등의 영향으로 교육 관련 책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판매가 줄어든 분야도 있었다. 여행 분야 책 판매가 62.3% 줄어든 것을 비롯해 외국어(-9.5%), 잡지(-19.1%) 분야의 책은 전년 대비 판매가 크게 줄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등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련 분야의 책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연간 베스트셀러를 분석하면 지난해 상위권을 차지했던 에세이 분야가 자기계발과 경제경영 분야에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종합 1~3위가 에세이였으나 올해는 10위 내에 에세이가 한 권도 없었다. 반면 자기계발과 경제경영 분야 도서는 지난해 각각 1권이었으나 올해는 모두 5권이었다.

베스트셀러 100위 이내에선 소설이 17권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뒤이어 경제경영(16권), 에세이(16권), 자기계발(14권), 인문(14권) 순이었다. 100위 이내 도서의 평균 판매 부수는 전년 대비 9.1% 줄었다. 전체 매출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특정 책에 대한 쏠림 현상이 전년 대비 옅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교보문고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짙었던 올해 독서 시장의 키워드로 ‘P.A.U.S.E’(잠시멈춤)를 선정했다. Pandemic(공포가 호기심으로, 코로나 관련 서적 등 과학도서 판매 증가), Alone(나홀로 집에서도 즐겁게), Untact(비대면 채널의 성장), Stock(주식 등 투자열기, 재테크와 나를 위한 투자 도서 판매 급증), Education(자녀 교육 관련 도서 및 청소년 소설 판매 증가)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이중 코로나19로 인해 책 제목에 코로나, 전염병, 팬데믹 등의 키워드를 가진 도서가 모두 392종 출간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0종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연간 베스트셀러 10위를 살펴보면 ‘더 해빙’이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어 ‘돈의 속성’, ‘아몬드’,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 편’,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주식 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흔한 남매 3’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순이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