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CCTV 보고 누구도 고개 들지 못했습니다”

입력 2020-12-07 11:33 수정 2020-12-07 11:51
견주 인스타그램 캡처

한 동물병원 의료진이 수술을 마친 강아지에게 화장실용 페브리즈를 뿌리는 장면이 공개됐다. 견주는 해당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의료진의 부실한 대처를 비판했다.

삼순이 견주 A씨는 6일 인스타그램에 동물병원 처치실 CCTV 영상과 장문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삼순이를 기억해 달라”며 “호흡 마취 후, 유치 발치 수술이 끝난 후 1시간가량 750g 작은 아이가 견뎌야 했던 건 화장실용 페브리즈, 화장품 향수 미스트, 샴푸 방에나 쓰는 디퓨저, 그리고 미용 연습 마루타였다. 제가 가서 제 손에 삼순이한테 뿌린 모든 걸 뿌려봤다. 아침에 뿌리고 퐁퐁 손세정제로 수도 없이 씻어도 밤이 된 지금까지 냄새가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CCTV 영상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A씨는 “사망 당일 밤 제가 방문했을 때 의사는 사망원인이 기관지염에 의해 호흡 마취 후 사망이라고 했다”며 “다음 날 가서 CCTV를 요구했다. 영상을 보고 다시 방문하니 그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발치 후 대략 1시간 동안 처치실에서 체온 하나 체크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미용과 냄새 제거하는 데만 바빴다”고 적었다.

실제로 공개된 영상을 보면 삼순이는 유치 발치 수술을 받은 이후 1시간 가까이 산소방(회복실) 등에 옮겨지지 않았다. 오히려 의료진은 마취 상태인 강아지에게 워터리스 샴푸, 화장품 미스트, 화장실용 페브리즈 등을 뿌리고 털까지 깎았다.

A씨는 조만간 해당 병원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그는 처벌이 어떤 식인지, 얼마나 가벼울지 저는 잘 모른다. 더 이상 제2의, 제3의 삼순이를 또 농락하고 비겁하게 조롱하고 눈치나 보며 짓밟는 그런 일은 없길 바란다”며 “많은 분들의 감사한 도움으로 많이 알려지게 됐다. 아직도 삼순이 죽음에 대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다시는 저희 삼순이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온 마음을 다해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해당 동물병원은 “회복 과정 중 아이(강아지)를 좀 더 신경 써주기 위해 빗질을 했다. 학대 의도는 없었다”며 “다만 염증 냄새를 없애기 위해 부적절한 제품을 사용한 점은 반성한다.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삼순이 견주 인스타그램 글 전문 ]

삼순이를 기억해주세요. 호흡 마취후 유치 발치 수술이 끝난 후 1시간 가량을 750g 작은 아이가 견뎌야 했던건 화장실용 페브리즈 화장품 향수 미스트 샴푸 방에나 쓰는 디퓨져 그리고 미용 연습 마루타였습니다. 제가 가서 제 손에 삼순이한테 뿌린 모든걸 뿌려봤습니다. 아침에 뿌리고 퐁퐁 손세정제로 수도 없이 씻어도 밤이 된 지금까지 냄새가 지워지질 않습니다. 제가 본 삼순이 마지막 모습은 윗머리를 너무 올려서 꽉 묶어놔서 감지 못한 눈과 입을 벌려 혀가 축나와있고 지독한 화약성 냄새 뿐이었습니다.

삼순이가 견뎌내기엔 너무나 고통스러운 고문이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려오며 자기 편이 없는 곳에서 온갖 학대를 당하며 죽어갔다는 사실에 정말 가슴이 찢어질 듯 합니다. 사망 당일 밤 제가 방문하였을 때 의사는 사망원인이 기관지염에 의해 호흡마취후 사망이라고 하였습니다. (기관지염이 있는 아이를 인지하고도 수술을 무리하게 들어갔고 거기다 잇몸 이빨에서 몸에서 냄새난다는 이유로 페브리즈를 입에 분사하였습니다)

다음날 가서 CCTV 요구하였고 영상을 보고 다시 방문하니 그곳에 있는 그것들 모두 고개를 들지 못하였습니다. 저희 아이는 발치 후 대략 1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처치실에서 체온 하나 체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저 미용과 냄새 제거하는데만 바빴던 병원. 이렇게 헤어질 줄 알았다면 한 번만 더 안아볼 걸. 작고 소중한 내아이 내가 1을 주면 10을 줬던 내아이. 아빠 엄마가 늘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다 지켜줄줄 알았을 내 아이 정말 미안해.

집에 와서 이미 식은 널 품에 안아주며 추웠을거라고 평소처럼 같이 누워 참던 눈물을 훔치는 아빠를 보며 정말 정말 많이 울었어. 우리 아팠던 마음 다른 좋은 분들도 다 알아 주고 우리 삼순이 마지막길 외롭지 않게 정말 많은 분들이 배웅해 주고 있어. 이제는 눈 감을 수 있기를 내 아가. 그것들의 처벌이 어떤식인지 얼마나 가벼울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냥 그것들이 더이상 제2의 제3의 삼순이를 또 농락하고 비겁하게 조롱하고 눈치나보며 짓밟는 그런일은 또 보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감사한 도움으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이 또한 그것들이 얼마나 파렴치한 행동을 했는지 보여주는 척도 일 것입니다. 그것들이 저희 삼순이를 잊지 않고 살아가길 바랍니다. 아직도 삼순이 죽음에 대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모든 행동이 자연스러운점. 다시는 저희 삼순이와 같은 피해가 발생되지 않기를 온 마음 다해 바래봅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