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북한에 대응 지원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며 “조금 이상하다. 북한이 더욱 북한다워졌다”고 의견을 밝혔다. 북한이 자국 내 확진자가 0명이라며 폐쇄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이에 강 장관이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전날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초청으로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 제1세션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 등 중동 국가의 외교장관 및 세계 각지의 고위 관료와 학계·전문가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상호 협력을 통해 코로나19와 새로운 보건 위기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연설을 했다.
강 장관은 연설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코로나19와 관련한 북한의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코로나19 대응을 돕겠다고 제안했으나 북한은 반응하지 않는다”면서 “이 도전(코로나19)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여전히 어떠한 (확진) 사례들도 없다고 말하지만 믿기 어렵다”며 “북한 정권이 스스로 없다고 얘기하는 그 질병을 통제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북한의 폐쇄적 태도를 가리켜 “조금 이상한(odd)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19에 관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을 지역 보건 협력체에 초대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19가 다자주의의 위기를 드러냄과 동시에 국제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려면 백신의 공평한 접근 보장과 인도적 지원,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안정적인 교류를 강조하며 한국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을 소개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신뢰”라고 강조한 뒤 정확한 정보 공유 같은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테러리즘, 사이버 안보 등 다양한 이슈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