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北 코로나 도와준대도 무반응…더 北스러워져”

입력 2020-12-07 01:02 수정 2020-12-07 09:28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초청으로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 제1세션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북한에 대응 지원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며 “조금 이상하다. 북한이 더욱 북한다워졌다”고 의견을 밝혔다. 북한이 자국 내 확진자가 0명이라며 폐쇄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이에 강 장관이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전날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초청으로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 제1세션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 등 중동 국가의 외교장관 및 세계 각지의 고위 관료와 학계·전문가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상호 협력을 통해 코로나19와 새로운 보건 위기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연설을 했다.

강 장관은 연설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코로나19와 관련한 북한의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코로나19 대응을 돕겠다고 제안했으나 북한은 반응하지 않는다”면서 “이 도전(코로나19)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여전히 어떠한 (확진) 사례들도 없다고 말하지만 믿기 어렵다”며 “북한 정권이 스스로 없다고 얘기하는 그 질병을 통제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북한의 폐쇄적 태도를 가리켜 “조금 이상한(odd)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19에 관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을 지역 보건 협력체에 초대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19가 다자주의의 위기를 드러냄과 동시에 국제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려면 백신의 공평한 접근 보장과 인도적 지원,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안정적인 교류를 강조하며 한국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을 소개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신뢰”라고 강조한 뒤 정확한 정보 공유 같은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테러리즘, 사이버 안보 등 다양한 이슈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