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랜 ‘에이스’ 김낙현 묶은 ‘슈퍼신인’ 박지원…KT 6연승 질주

입력 2020-12-06 19:22 수정 2020-12-07 01:53
부산 KT 박지원이 6일 인천 산삼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 수비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부산 KT의 신인 박지원이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다시 대활약하며 팀의 6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반면 에이스 김낙현이 박지원에게 묶인 전자랜드는 5연패 수렁에 빠졌다.

KT는 6일 인천 산삼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KBL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자랜드를 상대로 33점을 넣은 양홍석과 수비에서 박지원의 활약 등을 더해 74대82로 승리를 거뒀다. 인천 원정 12연패를 끊는 승리이자 1838일만의 인천 원정승이다. KT의 6연승 기록 역시 약 1년만이다.

초반 기세는 전자랜드가 잡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상대에 기습적인 3점을 맞았지만 이어 박찬희와 이대헌을 중심으로 차분하게 득점을 만들어가며 앞서갔다. 이어 에이스 감낙현까지 투입되면서 예상보다 쉽게 경기를 끌고가는 듯 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직전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데뷔하며 대활약한 ‘슈퍼루키’ 박지원이었다. 김낙현과 매치업에서 신장에서 앞선 그는 김낙현에게 스틸한 뒤 반칙을 이끌어내고 결정적인 블락까지 해내는 등 수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박지원에게 묶인 김낙현이 2쿼터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한 사이 KT는 허훈의 외곽까지 터지며 10점 차 이상으로 앞서갔다.

연패 와중에도 꾸준히 고군분투해온 김낙현의 득점 부진은 전자랜드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김낙현은 바로 이전 경기인 안양 KGC전에서 팀이 패하는 와중에도 22득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한 터였다. 3쿼터 들어 전자랜드는 김낙현이 침착함을 되찾으며 동료들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정영삼의 3점이 터지기 시작했고 이대헌의 분발이 이어지며 전자랜드는 한때 상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KT는 4쿼터 들어 빠른 공수전환을 앞세워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특히 양홍석은 리바운드와 득점에서 대활약하며 수훈선수로 뽑혔다. 이날 양홍석이 넣은 33점은 선수 경력에서 가장 많은 점수다. 3쿼터 막판 앤드원(2득점 뒤 자유투 1개)을 성공시켰던 박지원은 4쿼터에도 상대 흐름을 끊는 점프슛으로 양 팀 격차를 벌려놨다.

박지원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저는 언제 빠질지 모르고 언제 투입될지도 모르는 선수라 (체력안배 등을) 생각하며 뛸 겨를이 없었다”면서 “최대한 선수로서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뛰었다”고 말했다. 양홍석도 “저는 데뷔할 때 박지원의 반의 반도 못한 것 같다. 좀 이른 얘기지만 신인상을 충분히 받지 않을까 싶다”고 칭찬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전자랜드는 공격에서 국내 선수들의 득점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걸 막는 데 집중했다”고 복기했다. 그는 박지원의 활약에 대해 “수비에서 오늘 박지원의 역할이 너무 커서 쉽게 빼지 못했다”면서 ”수비에서 정말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인천=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