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수로 반복되는 SNS 야구계 막말…“갓 성인된 선수들만의 문제 아냐”

입력 2020-12-06 17:59
SNS 막말로 논란이 된 삼성 라이온즈 신인 내야수 신동수.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2020년 신인 내야수 신동수(19)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야구계 뿐만 아니라 여성·장애인까지 비하하는 부적절한 언행에 방출 위기에 놓였다. 삼성은 7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방출까지 포함한 강한 처벌을 할 예정이다.

신동수가 비공개 SNS 계정에 야구계뿐만 아니라 고3 여학생과 장애인에게도 무분별한 욕설과 비하 발언을 남긴 것이 지난 4일 야구 커뮤니티에 폭로돼 팬들의 공분을 샀다. 신동수는 “X 됐다. 내 앞에 장애인 탔다”라고 장애인을 모욕하고 여고생 사진을 올려 “산삼보다 몸에 좋은 고삼”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성 비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팬들은 이에 “저런 행동을 하는데 잘할 리가 없다. 방출하라”며 분노했다.

신동수의 SNS 활동 폭로는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남긴 다른 선수들의 징계로도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는 6일 신동수와의 친분으로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온 신인 투수 남지민에게 언택트 징계위원회를 열고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신인 선수들의 연봉이 3000만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중징계를 내린 셈이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2020년 신인 내야수 신동수가 지난 9월 20일 자신의 비공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애인 비하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신동수가 평소 SNS에 야구계 뿐만 아니라 여성과 장애인을 비하하는 글까지 올린 것이 지난 4일 야구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됐다. 야구커뮤니티 에펨코리아 게시글 캡처.

프로야구 선수들의 SNS를 통한 부적절한 발언은 그동안 여러 차례 논란이 돼왔다. 지난 2017년 한화 김원석이 팬 외모부터 시작해 구단, 지역, 대통령 비하까지 온갖 막말을 일삼다가 프로 선수 생활을 끝낸 바 있다. 당시 김원석의 막말은 비공개 SNS 대화였지만 야구 커뮤니티를 통해 캡처본이 퍼졌다. 해외에서 마무리캠프를 치르고 있던 김원석은 귀국 조치를 받았고 바로 방출됐다.

또 KIA 타이거즈 이진영은 지난 2017년 9월 “응 야구 안 해”라는 SNS에 올려 논란에 휩싸이면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진영은 “제가 쓴 것이 아니라 친한 지인이 썼다”고 해명했지만, 팬들은 ‘무슨 지인 핑계냐’며 그의 해명을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외에도, KT 위즈 포수 장성우, 한화 투수 장시환 등도 SNS 발언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선수들의 SNS상에서 부적절한 발언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 차원에서 ‘스포츠 윤리 교육’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신동수는 “교육 XX 귀찮네, 그냥 컴퓨터로 켜놓고 안보는 중”이라는 글을 SNS에 버젓이 올리기도 했다. 한화도 앞선 논란 이후 1년에 2차례씩 선수단 전체에게 인성 및 SNS 활용 교육을 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재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SNS 논란이 징계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허정훈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은 이제 갓 성인이 된 신동수 선수 개인의 잘못이라고 보기에는 어른들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성적만을 보고 달려온 선수들의 인성이 비뚤어지지 않게 스포츠계 전반의 반성과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준 인하대 스포츠심리학 교수는 “SNS는 팬들과 소통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많다. 하지만 공인인 선수들의 개인 SNS는 공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선수들이 인지해야 한다”며 “시사에 관한 주장은 배제하고 현장에서 뛰는 전문가로서 정보를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단에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