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가슴을 따뜻하게 적실 고전 로맨스 영화들이 줄줄이 찾아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긴 신작 공백을 메우는 효자 같은 작품들이기도 하다.
‘스케치북 프로포즈’으로 숱한 패러디를 만든 워킹 타이틀의 시그니처 영화 ‘러브 액츄얼리’는 오는 16일 재개봉한다. 휴 그랜트, 콜린 퍼스, 키이라 나이틀리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출연해 여러 갈래의 사랑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러브 액츄얼리’는 로맨스 영화의 원조 격으로 여겨진다. 특히 지금까지도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스케치북 고백’ 마크 역의 앤드루 링컨은 당시 조·단역에 머무르다가 영화 흥행에 힘입어 2010년 드라마 ‘워킹데드’ 주인공을 꿰차는 등 명성을 얻었다. ‘러브 액츄얼리’ 재개봉은 개봉 10년 만인 2013년 재개봉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
새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애달픈 사랑 이야기를 풀어놓는 일본 영화 ‘러브레터’(1995)도 23일 다시 관객을 만난다. 1999년 국내 개봉 이후 다섯 번째 재개봉이다. 첫사랑 이츠키를 사고로 떠나보낸 히로코(나카야마 미호)가 그리움을 담아 보낸 편지에 다른 이츠키의 답장이 도착하면서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어가는 클래식 멜로물이다. ‘오겡끼데스까’라는 대사로 국내 관객에게 친숙하다.
24일에는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화양연화’(2000)가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돌아온다. 장만옥과 양조위가 주연한 이 영화는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신문사 편집장 초모완(양조위)과 수출회사 비서로 근무하는 수리첸(장만옥)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그린 이 영화는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세계 영화제 46개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BBC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로 뽑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처음 선보였다.
2013년 한 차례 ‘화양연화’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 선보인 바 있으나 이번 개봉하는 버전은 올해 칸 영화제 공식 선정작으로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던 4K 버전이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