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발한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이 소행성 내부 물질을 가지고 귀환했다. 생명의 기원과 태양계 진화과정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등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에서 분리된 캡슐이 6일 새벽 호주 남부 사막에 착륙, 회수됐다고 6일 보도했다.
전날 오후 지구에서 약 22만㎞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분리된 캡슐은 이날 오전 2시 30분쯤 초속 12㎞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했다. 지름 40㎝ 크기의 캡슐에 담길 수 있는 소행성 물질의 질량은 0.1g 정도다.
관건은 시료에 지구 생명체의 발원을 추적할 수 있는 유기물질이 포함됐는지 여부다. 교도통신은 “과학자들은 약 46억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졌을 때 소행성에 유기 물질과 물이 존재했다고 믿으며, 하야부사2가 가져온 물질이 46억년 전과 비교해 변성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캡슐에 소행성 류구의 내부 물질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캡슐을 현지에 설치된 본부로 이송해 가스 분석 등을 실시한 뒤 항공편으로 일본으로 운반해 전용 시설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두 번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는 2014년 12월 3일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공동 개발한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지난해 7월 지구에서 약 3억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 접근해 금속탄환으로 웅덩이를 만든 하야부사2는 지표면 아래 내부 물질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일본의 첫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1’은 2003년 발사돼 2010년 지구로 돌아왔다. 당시 하야부사1이 가져온 소행성 물질 분석을 통해 학계는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이 대체로 소행성에서 온다는 사실과 태양계가 막 태어났을 무렵의 모습 등을 밝혀내는 성과를 냈다.
JAXA는 소행성 물질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면 절반을 미 항공우주국(NASA) 등 다른 나라 우주 탐사 기관과 공유하기로 했다. 캡슐을 분리한 하야부사2는 앞으로 11년 동안 100억㎞를 더 비행해 다른 소행성에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하야부2가 가져온 소행성 시료가 확인되면 그것은 세계 최초로 확보한 소행성 지표면 아래 물질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행성 물질 연구에 나서는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의 이토 모토오 주임 연구원은 "연구자에게 있어 최고의 보물상자"라며 "샘플을 정확하게 분석하려고 수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다양한 시점에서 태양계의 기원에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