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늘어 대학가 교통대란… 감염 우려 대학별고사 긴장↑

입력 2020-12-06 16:56

경기도 화성에 사는 이모(19)양은 아버지 승합차 안에서 대학별 논술고사를 준비했다. 지난 5일은 서울 소재 대학 2곳에서 논술고사를 치렀는데, 동대문구 경희대 시험이 끝난 후 종로구 성균관대로 이동하면서 대기할 장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양은 아버지가 성균관대까지 운전하는 사이 차 안에서 막판 시험 준비를 했다. 이양은 6일에는 다른 대학의 대학별고사에 응시했다.

이양의 부모님은 이틀 동안 대학 입구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몇 시간 동안 기다렸다. 이양 아버지는 이날 “(학교 이동 시)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이용하라고 말할까 하다 다른 사람과의 밀접접촉을 최소화해야 할 것 같아 차를 끌고 나왔다”면서 “2.5단계로 거리두기가 격상되는 다음 주말 시험이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능 이후 대학별 논술 및 면접고사 일정이 수도권 내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리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 전국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주요 대학이 밀집한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감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시험이 끝나는 시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모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성균관대 논술전형이 끝난 전날 오후 6시쯤에는 정문 앞이 수험생과 학부모 등으로 크게 뒤엉키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시험을 봤던 서모(19)군은 “캠퍼스에서 승용차와 광역버스가 뒤섞이면서 돌아가는 길이 올 때보다 30분 더 지체됐다”면서 “버스에도 사람이 꽉 찼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자가격리자에 한해 ‘권역별 고사장’을 만들어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각 대학 사정에 따라 이용 여부가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권역별 고사장을 활용하려 해도 ‘자가격리자와의 접촉이 꺼려진다’는 반응이 있어 쉽게 권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수시전형 논술고사에 앞서 신원확인을 하고 있다. 건국대 제공

오는 20일까지 대학별고사를 진행하는 대학들은 방역을 강화하고 비대면 전형 등을 통해 수험생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준다는 입장이다. 전날 면접전형을 진행한 국민대 관계자는 “시험장으로 지정된 건물을 하루 3번 방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술 전형을 치른 건국대 관계자도 “거리두기를 위해 고사장을 예년보다 2배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2일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 대학 간 정보체계를 만들어 감염상황에 대응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대입전형 대비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대학가 주변 방역 집중점검을 실시한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