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혜택’ 도착지 없는 관광비행 출시된다…관건은 코로나 재확산세

입력 2020-12-07 07:00
제주항공 '인천 to 인천' 관광비행 승객들이 지난 10월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해 이륙하기 전 항공권을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내 상공을 선회한 뒤 복귀하는 관광비행을 진행했다.

지난달 정부가 도착지 없는 국제관광비행 상품에도 면세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한 후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상품들이 출시된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한 편당 수익 9000만원을 예상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추이가 실적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은 출국 후 다른 나라 영공까지 비행한 후 착륙 없이 선회해 출국 공항으로 다시 도착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은 국내외 항공업계가 조금이라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내놓은 이색 상품이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무착륙 관광 비행 이용객도 시내·공항·인터넷 면세점을 해외 출국 때와 똑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1년간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이용객은 기본 600달러에 술 1병(1ℓ·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수 60㎖까지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는 큰 매출 증가 효과보다는 수익 보전과 코로나19 위기에서 새로운 형태의 돈벌이를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항공사의 경우 탑승률 70% 기준 편당 2000만∼9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또 탑승객 1인당 면세 한도의 50%를 구매한다고 가정할 때 편당 4200만∼9000만원의 면세품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관광비행 상품의 성패는 코로나 재확산세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출시 시기와 코로나 3차 확산 시기가 겹치면서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항공사가 내놓은 목적지 없는 국내 관광비행상품의 경우 면세 혜택이 없었는데도 흥행을 거둔 편이다.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모두 83~100%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올해 인천국제공항은 역대 최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달 인천공항의 이용객은 19만878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7만470명)보다 96.4% 급감했다. 지난 1~11월에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는 1182만1625명이다. 여기에 이달 이용객도 20만명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1200만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 이용객 수(630만9369명)의 배를 넘어서지 못하는 셈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