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진행 중인 배터리 전쟁의 종전이 임박했다. 올 초 예비판결 이후 최종판결은 2차례 연기돼 이달 발표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한 차례 더 최종판결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10일(현지시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을 발표할 예정이다.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이 지난 1일 분할돼 LG에너지솔루션으로 출범하면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이에 진행 중이던 영업비밀 침해 소송, 특허 침해 소송 등은 LG에너지솔루션이 승계했다.
앞서 지난 2월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행위를 인정하는 내용의 조기 패소 예비판결을 내렸다. 최종판결은 지난 10월 5일 예정돼 있었으나 26일로 한 차례 연기된 뒤 재차 연기돼 이달 10일로 지연됐다. ITC는 연기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보인다.
ITC 최종 결정이 한 번 더 연기될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 또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ITC에서 진행 중인 다른 소송의 판결도 미뤄지면서 연기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진행 중인 보툴리눔 균주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은 3차례 연기됐다.
최종 결정이 미뤄지면 양사는 합의 시간을 더 벌게 될 전망이다. 양사는 모두 대화를 통한 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단행된 SK·LG그룹 연말 인사 결과, 배터리 소송 사령탑이 변하지 않아 소송에 임하는 양사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에 업계 관계자들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을 담당했던 김종현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게 됐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유임됐다.
다만 양사의 협상이 진전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으로 배터리 산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는 정부가 다시 물밑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