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이었던 3일 서울 강서구의 한 시험장에서 탐구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일찍 울려 시험지가 빨리 회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뒤늦게 실수를 인지한 감독관들은 시험지를 다시 나눠주고 추가 시간을 부여했지만, 수험생들은 시험장 측 실수로 불이익을 당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에서 4교시 탐구영역 첫 번째 선택과목 시험 중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예정보다 2~3분 일찍 울렸다.
수험생들은 시험 시간이 남았음에도 종료종이 울렸다며 항의했고, 감독관들은 뒤늦게 오류를 깨닫고 시험지를 재배부해 2분간 문제를 더 풀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시험지를 다시 나눠주고 추가로 문제풀이 시간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감독관들의 미숙한 대응이 일부 수험생들에게 불공평하게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앞에 앉은 학생들부터 차례로 시험지를 돌려받았기 때문에 뒤에 앉은 학생들은 그만큼 시간 손해를 봤다는 점, 감독관마다 대처 방식이 달라 일부 학생들은 몇 분의 시간이 추가로 부여되는지 안내받지 못했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21년 수능 시험장에서 발생된 사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수험생 딸을 둔 아빠라고 밝힌 청원인은 “4교시 과학탐구시간에 사건이 벌어졌다. 비정상적으로 종료종이 울려서 학생들의 시험지를 감독관이 수거하는 사건이 발생되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제 딸 아이는 시험감독관에게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했지만 (감독관은) 이를 묵살하고 학생들의 시험지를 수거해 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수거하던 중 방송으로 시간이 아직 남았다는 멘트와 함께 다시 시험지를 돌려주라는 내용이 방송되었다고 한다”며 “시간에 쫓기고 당황해서 정상적인 답안 제출을 못 하고, 그다음 시간까지도 당황하여 제대로 된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학교를 방문하여 항의하고 해당 장학사와 통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대신 받으신 분은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만 하고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썼다. 이어 “서울시 교육콜센터에 전화를 수차례 했지만 아직까지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부모로서 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을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청원은 6일 오후 1시40분 기준으로 5556명이 동의했다. 현재는 사전동의 기준을 넘어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으로 분류됐다.
수험생과 학부모 항의가 이어지자 서울시교육청은 시험 진행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덕원여고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 680명에 대한 별도의 구제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MBC에 “시험장 측에서 잘못을 인지하고 추가 시간을 줬고, 수능 시험은 이미 끝났기 때문에 더는 방법이 없다”면서 “해당 학교에 대한 징계 등은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