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은 “3년 뒤 강동구를 ‘강남 4구 제일의 균형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쪽 천호·성내 구도심과 동쪽 고덕·상일 신도심을 균형 개발한다”며 “강남권에서 강동이 가장 지역 차별 없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 2일 구청에서 인터뷰를 갖고 “구도심에는 40층 안팎의 고층 재개발 주상복합아파트와 각종 문화거리가, 신도심은 지하철 연장노선들과 대규모 기업 단지들이 들어서게 된다”고 밝혔다. 신도심 집중투자로 기형적인 도시 형태를 만들기보다는 구도심 분산투자로 안정적인 모습을 갖추겠다는 뜻이다. 그는 “강남을 따라잡기보다는 서대문·마포처럼 균형 잡힌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인구증가 속도가 서울에서 가장 빠르다. ‘국내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 재건축을 거쳐 현재 인구 45만7000명(서울 7위)이 2023년 55만명(3위)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가계 소득은 현재 3위에서 2위로 도약한다. 이 구청장은 “강남 3구가 부럽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구도심이 ‘아픈 손가락’이다. 이 구청장은 “오래된 상권인 천호동이 어둡고 죽은 거리가 됐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고 묘사했다.
강동구는 천호·성내동을 밝고 역동적인 주거·문화지역으로 탈바꿈시킨다. 천호동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낡은 1차로 ‘구천면로’에 북카페와 공유주방, 상점을 유치한다. 성내동 인근에는 주꾸미골목~강풀만화거리~세계 만화박물관~엔젤공방거리로 이어지는 테마 길을 만든다. 이 구청장은 지론인 “공간이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를 강조했다.
구도심 내 가로수들도 다시 가꾼다. 이 구청장은 “방치되거나 생각 없이 만든 가로수들을 뽑고 다시 심을 것”라며 “편안함을 주는 경관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신도심에는 고층 빌딩이 늘어선 기업 단지들이 조성된다. 강동구가 ‘3개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 첨단업무단지 총 3곳에서다. 강소·중견기업과 이케아, 관공서들이 이곳에 모인다. 모두 제조 시설이 아닌 연구개발·상업 단지다. 이 구청장은 “일자리가 늘면서 강동구가 젊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도심의 최대 과제는 교통이다. 이미 지하철 5·8·9호선 연장, 서울-세종간고속도로 연결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더해 강동구는 GTX-D 노선 유치에 도전한다. 이 구청장은 “GTX-D 강동구 경유안이 국토교통부 계획에 반영되면 강남권 10분대, 수도권 주요 거점 30분대 이동이 가능해지는 수도권 동부의 교통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동구의 도약에 발맞춰 공공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천호·명일·암사·성내동 동주민센터 5곳을 이례적으로 동시 재개발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주변 개발 지역의 기부채납으로 재원을 절감해 개발 시점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양한 공간복지사업을 이끈다. 주민들을 위한 다용도 공간인 ‘다독다독 북카페’와 열린 공원, 육아지원센터인 아이맘강동, 어르신사랑방, 도서관, 체육관 등 생활SOC를 꾸준히 늘린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웬만한 편의시설이 위치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도시 절반이 녹지인 ‘녹색도시’로서의 강점도 살린다. 이 구청장은 “고덕산~명일근린공원~길동생태공원~둔촌동까지 강동구 전체를 빙 두르는 그린웨이를 완성해 녹색 매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태양광 실증단지 조성, 탄소중립실현 등 다양한 녹색정책에도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