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6·25 참전 용사 후손들은 이번 성탄절에 칠곡 ‘호국마을’ 주민들이 담근 아주 특별한 김치를 맛보게 된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 망정1리 주민 10여 명은 6일 6·25전쟁 당시 포탄을 온몸으로 막아 마을을 구한 호국나무 앞에서 김장 김치를 버무렸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 후손 30가구에 성탄절 선물로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망정1리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최대의 격전지였던 ‘328고지’가 마을 앞에 위치하고 있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328고지를 방어하던 아군에게 탄약, 식량 등의 군수 물자를 공급하는 등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해 호국마을이라 불리게 됐다.
주민들은 백선기 칠곡군수가 군민들의 정성을 모아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 후손에게 성탄절 선물을 전달한다는 소식을 듣고 호국마을이 뜻 깊은 일에 빠질 수 없다며 만장일치로 동참을 결정했다.
주민들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자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김치를 보내기로 결정하고 호국마을 주민들이 호국의 에티오피아 후손을 위해 담근 김치라는 의미에서 ‘호국김치’라고 명명했다.
호국김치는 윤병규 마을이장이 직접 재배한 배추를 주민들이 소금에 절이고 양념에 버무려 탄생됐다.
망정1리 주민들의 아주 특별한 김치는 칠곡 군민들이 준비한 다른 선물과 함께 성탄절에 즈음해 참전 용사 후손에게 전달된다.
윤병규 이장은 “국적은 달라도 호국의 후손이 또 다른 호국의 후손을 돕는 일은 당연한 도리”라며 “주민들의 정성과 마음이 담긴 김치를 통해 70년 전의 희생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에티오피아 6·25 참전 용사들은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고 고아원을 설립해 전쟁 고아를 따스하게 돌본 주역”이라며 “70년의 세월을 넘어 그 따스함과 정을 돌려드리는 일에 동참해 주신 군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