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탄핵 찬성했던 秋, 영정사진 올리며 “두려움 없이 나갈 것”

입력 2020-12-03 16:51 수정 2020-12-03 19:2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페이스북에 올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 사진. 추 장관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 이틀 만인 3일 처음 입을 열었다. 추 장관은 자신의 SNS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 사진을 올리며 “대한민국 검찰을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또 검찰을 향해 ‘검찰당(黨)’이라고 맹비난하며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재차 밝혔다. 정치권의 사퇴설을 일축하고 윤 총장과의 갈등 국면에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면서 ‘검찰당’이라 불릴 만큼 이미 정치세력화된 검찰이 민주적 통제 제도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독립성의 핵심은 힘 있는 자가 힘을 부당하게 이용하고도 돈과 조직 또는 정치의 보호막 뒤에 숨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은 검찰권 독립과 검찰권 남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명령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위법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던 검찰 구성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직무배제 효력을 중단한 법원을 향해서도 ‘오판’이라고 비판했었다.

추 장관은 정치권에서 제기된 사퇴설을 일축하며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밝혔다. 그는 “백척간두에서 살 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끼지만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라며 “그렇기에 저의 소임을 접을 수가 없다.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추 장관 글을 공유하며 검찰을 향해 ‘준(準) 정치조직이자 검찰당’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추 장관이 노 전 대통령 영정 사진을 게재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청구의 절차적 위법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줌 권력을 막판까지 남김없이 흡입하려는 망자 소환”이라고 비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